【제철, 초목이야기】 꽃신
빨간 토슈즈 신고 춤추는 발레리나, 올괴불나무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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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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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괴불나무 꽃은 항상 느닷없이 만난다. 생강나무, 산수유나무 꽃에 정신 줄 놓고 있다 보니 으레 그런가 보다. 춘분 전후로 봄을 빠르게 시작하는 꽃들이다. 올괴불나무 이름에 붙은 "올"이 빠르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올괴불나무 학명에 보이는 프레플로렌스 praeflorens도 일찍 꽃이 핀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가져왔다.
올해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도봉산 입구에서 별안간 눈이 마주쳤다. 빨간 토슈즈에 하얀 타이즈, 분홍색 드레스를 갖춰 입은 발레리나들의 무대를 보게 된 거다. 5개의 수술이 그렇고 1개의 암술은 연둣빛 도는 노란색이다. 꽃신과 다름없다. 오늘은 꿀벌, 꽃등에들까지 찬조 출연해서 더없이 멋진 무대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올괴불나무 꽃은 묵은 가지 잎겨드랑이에서 2개씩 핀다. 비슷한 시기에 꽃이 피고, 꽃 모양도 비슷한 길마가지나무는 꽃밥이 노란색이라서 구분해 볼 수 있다.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보이는 올괴불나무를 찾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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