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알싸한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 생강나무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04.06 09:00 | 최종 수정 2022.04.06 10:26 의견 0
생강나무 Lindera obtusiloba Blume 녹나무과 생강나무속 낙엽 활엽 관목


"한창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 김유정 단편소설 말미에 이렇게 딱 한 번 등장하는 노란 동백꽃, 바로 생강나무렸다. 노란 동백꽃은 강원도, 붉은 동백꽃은 전라도에서 귀동냥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열매로 동백기름을 짤 수 있어 동백일 뿐 같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두 동백꽃이다.

먼저 알싸한. 향신료로 쓰이고 있는 생강의 정유(精油) 성분이 생강나무에도 들어 있어서다. 그래서 얻게 된 생강나무 이름이다. 잎을 비비거나 가지를 꺾으면 은은한 생강 냄새가 난다. 어린잎이 날 때 가장 강하다. 어린잎을 나물로 무치거나 찹쌀가루에 묻혀 튀기면 그 알싸한 향기를 맛볼 수 있다. 꽃에서는 생강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다음으로 향긋한. 생강나무가 꽃피울 때 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가 그렇다. 생강나무는 꽃이 피고 질 때쯤 잎이 나오니 소설 속 배경은 이른 봄이었을 거다. 꽃이 비슷한 산수유가 들녘에서 봄을 알려 준다면 산속에서는 생강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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