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계란 후라이

계란꽃이라고도 불리는 개망초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06.02 10:45 | 최종 수정 2022.06.03 14:01 의견 0
개망초 Erigeron annuus (L.) Pers. 국화과 개망초속 두해살이풀 / 원기재명 Aster annuus L.


이름도 이런 망할 이름이 없다. 나라를 망하게 했다고 해서 망초 亡草다. 1899년, 미국에서 철도를 처음 들여올 때 침목에 묻어 들어와 일제강점기 동안 퍼졌다니 그럴 만하다. 그것도 모자라서 보잘것없다는 뜻이 더해진 개망초는 또 얼마나 억울한 일일까 싶다. 망초와 개망초가 같이 들어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산지가 둘 다 북미로 같다.

그렇지만 해방 무렵에 태어난 어머니는 개망초를 매우 귀하게 여기신다. 아마 그 무렵에는 개망초가 전국적으로 퍼졌던 가 보다. 먹을 것 없는 시대에 개망초가 먹기 좋은 나물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어머니는 개망초만 보면 잎을 딴다.

개망초는 잡초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농사를 망친다. 개망초는 농약 치면 없어지지만 망초는 그렇지도 않다. 귀화식물들이 흔히 그러듯 번식력이 워낙 좋다. 꽃만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들국화 못지않다. 꽃이 계란 후라이를 닮아 계란꽃이라고도 불리니 말이다. 늦봄부터 이른 가을까지 하얀색이나 자주색으로 길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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