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싸리

싸리나무만 때야 연기가 안 난께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06.08 09:00 의견 0
참싸리 Lespedeza cyrtobotrya Miq. 콩과 싸리속 낙엽 활엽 관목


"몸 숨키고 댕기자먼 밥할 적에도 싸리나무만 때야 써. 그래야 연기가 안 난께." 싸리 꽃 보고는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을 꺼내 들었다. 싸리가 소설 속 배성오와 어머니 과수원댁, 정하섭과 무당 소화 대목 등에서 여럿 나온다.

싸리는 나무속에 습기가 아주 적어 잘 타는 데다 월동 중 반 이상이 말라 죽기까지 한다. 그래도 날이 따뜻해지면 어김없이 보라색 꽃들을 자잘하게 피워 낸다. 참으로 강단 있는 싸리였다. 그래서일까? 꽃말이 사색이다.

어렸을 때 싸리 회초리는 원망의 대상이었다. 군대 가서는 싸리 빗자루가 보기 싫었다. 아주 옛날, 싸리문을 만들어 썼고 화살대나 횃불 재료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싸리가 살림의 옛말, 사리에서 온 이름이라는 게 수긍된다.

싸리는 잎끝을 봐서 구분한다. 잎끝이 뾰족하면 조록싸리, 둥글면 싸리이거나 참싸리다. 꽃은 조록싸리가 6월부터 먼저 피고, 7월 되어서야 싸리와 참싸리가 피기 시작한다. 싸리는 꽃대가 길고 참싸리는 바짝 붙어서 꽃이 핀다.

* 이 글은 '초목이야기'에서 더 많은 사진과 함께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고양파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