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하루, 1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데이 릴리, 원추리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06.15 09:00 의견 0
스텔라원추리 Hemerocallis x stella de Oro 백합과 원추리속 여러해살이풀


"주황색 원추리는 오목한 배에 피어났고" 소설가 한강은 '채식주의자'를 쓰면서 왜 원추리를 소설 속 주인공 영혜 몸에 그렸을까? 나무로 여기며 육식을 거부하는 그녀가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원추리 꽃은 향기가 없는 데다가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지는 데이 릴리 Day Lily이기도 해서 그렇다.

원산지 중국에서는 시름을 잊게 해준다며 훤초 萱草로 쓰는 원추리다. 우리나라에서는 훤초>원초>원추로 발음하기 쉽게 바뀌어 원추리가 되었다. 원추리의 순수한 우리말은 나물로 먹을 수 있어서 넘나물이다. 원추리는 자라면서 콜히친 성분이 많아져 설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어린 순만 나물로 먹는다. 향은 없지만 단맛이 난다.

오래전부터 중국에서 들여와 심던 게 야생화됐을 거라고 한다지만 백운산원추리, 각시원추리, 노랑원추리 등 자생종도 여럿 있다. 요즘 노란색 꽃으로 만나는 건 스텔라원추리라는 원예종이고 왕원추리가 주황색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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