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어항

유성문 주간 승인 2022.07.28 12:31 | 최종 수정 2022.07.29 14:02 의견 0

온가족이 천렵을 가던 날. 반두는 당연히 아버지 몫이었다. 그나마 주어진 어항조차도 우리는 서툴기만 했다. 주둥아리를 반대로 놓거나, 된장 반죽이 풀어져 쓸려간 줄도 모르고 한참이나 허탕으로 끝날 보초를 서기도 했다. 어렵싸리 얻은 수확이라야 피라미나 갈겨니 몇 마리…. 그래도 거의 어부 수준인 아버지 덕에 진한 매운탕 맛만은 볼 수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그 아린 매운 맛에 빠져들면, 어느새 여름은 저만치 달아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어항 속의 물고기들은 왜 되돌아 나가지 못했던 것일까. 지금 우리 역시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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