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이제 그만
물가에 자라면서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고마리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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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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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사진 찍을 때 접사가 잘 되지 않는 꽃들이 있다. 주로 작고 하얀색으로 피는 꽃들이 그렇다. 고마리가 그런 부류에 드는 편이다. 매번 실패를 거듭해서 에따 모르겠다 하고 들이댔는데, 고맙게도 고마리 꽃이 예쁘게 찍혔다.
고마리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꽃은 줄기 끝에서 여러 송이가 모여 핀다. 그렇지만 꽃이 워낙 작아서 한 송이 꽃처럼 보인다. 그 작은 꽃마다 수술 여덟 개, 암술 세 개가 들어있다. 줄기에는 가시가 있어 조심해서 들여다 봐야 한다.
물가에 자라면서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고마리다. 얼핏 들어도 고마운 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먹을 게 부족했던 시절에는 메밀 비슷하게 생긴 열매가 고마운 양식이 되어주기도 했다. 고마리 이름은 그런 뜻에서 유래됐다.
고마리 꽃말이 꿀의 원천인 만큼 벌들을 쉴 새 없이 불러 모아 타가 수분한다. 한 술 더 떠서 자가 수분하는 폐쇄화까지 땅속에 피워 번식력이 강한 걸로 알려져 있다. 고마리가 이제 그만에서 비롯됐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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