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칫솔
꽃이 아름답고 잎은 향기로워서 꽃향유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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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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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반쪽이네? 벌써 꽃이 지는 거야? 별 희한한 꽃도 다 있네? 물음표가 계속 따라 붙는 꽃이 있다. 꽃이 한쪽으로만 피어 마치 칫솔을 보는 듯 싶다. 가을 산길에서 꽃향유를 만났다. 꽃향유는 붉은 빛 도는 자주색 또는 보라색 꽃이 줄기 끝에서 빽빽하게 핀다. 잎 뒷면에는 방향성 정유를 분비하는 기름샘(선점 腺點)이 있어 향이 강하다.
꽃이 화려하고 잎은 향기로워서 꽃향유라는 이름이 제법 잘 어울린다. 서양에서도 우리만큼이나 꽃과 잎에 주목했다. 종명 스플렌덴스 splendens는 찬란하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로 꽃을 두고 하는 말일 게다. 속명 엘숄치아 Elsholtzia는 주로 방향성 식물 이름에 사용되고 있으니 잎이 그렇다. 동서양의 시각이 이리 일치되는 꽃도 드물다.
꽃향유처럼 꽃이 한쪽으로 치우친 향유가 있지만 색이 연한 데다가 성글어서 다르다. 방아잎으로 더 잘 알려진 배초향은 꽃이 빙 둘러 피어 알아보기 쉽다. 모두 라벤더, 로즈마리 같은 서양 허브와 비견될 만한 토종 허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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