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예정된 서해선 ‘대곡-소사’ 개통식에 야권 인사 참석이 배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지역 전철 개통식에 당연참석자로 볼 수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조용익 부천시장과 대부분 야당 소속인 고양·부천 국회의원들까지 개통식에 초청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개통식 불참 통보는 정치적 목적이 의심된다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라”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29잂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토교통부가 '대곡-소사선' 개통식에 의도적으로 야당 국회의원들을 배제해서 여당 관계자들만 참석할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정말 정말 치졸하고 옹졸하기 짝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대곡-소사선' 개통은 2015년부터 민주당과 정의당 국회의원들이 예산을 확보하고 노력해서 만든 성과”라고 전제하며 “야당 의원들을 배제하고 여당 당협위원장들만 대동해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인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혹시 내년 총선을 위해 여당 당협위원장들에게 '대곡-소사선' 개통의 성과를 몰아주기 위한 사전선거운동인가”라면서 “국토부 관계자는 ‘위에서 결정한 거라 어쩔 수 없다’며 멘붕에 빠졌다고 하는데 국토부보다 더 위라고 하면 대통령실 밖에 더 있냐”라고 물었다.
마지막으로 김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비상식적인 결정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주시기 바란다”라면서도 “그리고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정민 의원, “‘시민의 축제’를 ‘국민의힘 축제’로 둔갑시키기 위한 정치적 술수”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고양시병)도 29일 ‘7.1 서해선(대곡소사선) 개통식 유감’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홍 의원은 “내일 개통식에서 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고양시 국회의원 4명의 참석이 배제됐다”라고 전제하고 “고양·부천·시흥·안산까지 경기도 서부를 잇는 철도개통을 축하하는 자리인데, 국민의힘 소속인 윤석열 대통령, 원희룡 국토부장관, 이동환 고양시장 등만 참석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고양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3명,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 1명을 모두 참석 배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시민의 축제’를 ‘국민의힘 축제’로 둔갑시키기 위한 정치적 술수이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전선거운동으로 의심할 수 밖에 없는 행사로 만들어버렸다”라면서 “저 역시 원래는 내일 행사에 초대를 받아 제 개인정보를 제출하기까지 했는데, 참석하지 말라는 통보를 어제 받았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홍 의원은 “서해선(대곡소사선)이 경기도민의 편리한 발이 되기 위해서 중앙정부는 물론 경기도, 기초지자체, 그리고 국회의원들 간 오랜 기간 협력하며 진행해 왔는데 윤석열 정부는 협치를 외면한 배척의 정치를 보여줬다”라면서 “경기도민의 잔치를 정략적 도구로 이용한 국민의힘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경기도민들께 공개적으로 사죄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의원, “원희룡 장관 고양갑에 출마하냐”
심상정 정의당 의원(고양시갑)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내일 개통식이 제 지역구인 고양갑에서 하고, 저도 당연히 참석 예정이었는데 초청을 받은 다음날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나뿐만이 아니라 경기도지사, 고양과 부천 지역 의원들을 전부 못 오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 간, 대곡-소사선 개통을 위해 부천시와 고양시 의원들이 정말 애를 많이 썼다. 광역철도를 일반철도로 전환하고, 관련 지자체 간 비용 부담도 조율하고, 국비 425억원도 만들어냈다”라고 전제하고 “나도 굉장히 애를 쓴 사람 중 하나이고, 게다가 내 지역구에서 개통식이 열리는데 왜 참석을 왜 가로막는지, 누가 가로막는지, 굉장히 치졸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지역에 파다하게 난 소문을 말하자면 ‘국민의 힘’에서 고양갑에 원 장관님을 자객 공천한다는 보도가 있던데 출마하냐”라고 물은 후 “서해선의 한 구간이 개통되는 행사라 바쁜 대통령이 꼭 참석할 자리는 아니라고 보지만, 온다면 좋다”라면서 “그런데 반드시 참석해야 할 경기도지사도 못 오게 하고, 지역 국회의원들도 못 오게 하고, 그렇게 해서 대통령이 만약 참석한다면 사전선거운동 하러 오는 거 아니냐는 게 우리 지역구 주민들의 입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준호 의원,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 다 참석, 정치적 목적이란 합리적 의심 들어”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고양시을)도 “대곡이 제 지역구”라며 같은 문제제기를 했다.
한 의원은 “대통령 경호실 측에서 무슨 이유가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참석을) 취소하라 통보를 했다는 이야기를 국토부 직원으로부터 들었다”라며 “장관이 이 내용을 알았냐, 대통령비서실의 지시사항이냐 이 두 가지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한 의원은 “이런 식의 국가행사에 대통령께서 참석하는 게 이례적이긴 하지만, 참석이 결정됐는지 안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해당 지역구 의원이나 지금까지 힘쓴 의원들이 주민을 대표해 참석할 자리를 이런 식으로 오라 가라 결정할 사안인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은 다 참석한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정치적 목적이란 합리적 의심이 안 들수가 있나”라며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역구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상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정부가 집중 부각되는 개통식 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
경기도의회 민주당 소속 고양·부천 지역구 의원들도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개통식을 정치행사로 축소 왜곡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원들은 “개통식에 윤석열 대통령, 원희룡 국토부 장관, 이동환 고양시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대곡-소사선 개통에 큰 역할을 한 경기도 수장인 민주당 소속 김동연 지사와 민주당 소속 조용익 부천시장도 초청장을 받지 못해 참석할 수 없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장관이 집중 부각되는 개통식 그림을 그리기 위해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라면서 “지적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정부는 치졸하게도 정치적인 이유로 개통식을 축소하고 왜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자사업인 대곡-소사선 개통까지 경기도는 전체 사업비 1조5,767억원 중 국비 976억원보다 월등하게 많은 1,030억원의 도비를 부담했다”라고 전제하고 “7년의 공사 기간 경기도의 협조와 재정지원이 없었다면 대곡-소사선 개통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계속해서 “대곡-소사선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앞당길 핵심과제 중 하나였다”라면서 “사실상 윤석열 정부가 대곡-소사선 개통을 위해 한 일이라곤 개통식을 준비한 것 밖에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계모임에서 마신 술로 생색낸다는 말이 있다. 남의 것을 마치 자기 것처럼 생색낸다는 의미로 대곡-소사선 개통을 둘러싼 윤석열 정부의 행태가 이와 다르지 않다”라면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고양·부천 의원들은 치졸한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며 정치행사로 전락시킨 개통식에 대해 도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6년 착공된 대곡~소사선은 대곡역(지하철 3호선·경의중앙선), 능곡역(경의중앙선)을 거쳐 이번에 신설된 김포공항역·원종역·부천종합운동장역, 부천 소사까지 총길이 18.3㎞를 잇는 것으로 7월 1일 개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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