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 요강

복분자딸기의 제철은 여름보다 겨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03.02 09:00 의견 0
복분자딸기 Rubus coreanus Miq. 장미과 산딸기속 낙엽 활엽 관목


있을 때 잘하라고 하지만 정작 있을 때는 잘 모른다. 잎이 지고 나서야 알아보게 되는 복분자딸기였다. 미리 알았더라면 올여름에 요강을 한번 엎었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엎어질 복 覆, 동이(요강) 분 盆을 쓰는 복분자가 붉은빛이 도는 검은색으로 한여름에 익는다. 그렇지만 복분자딸기의 제철은 여름보다 겨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복분자딸기가 황량한 겨울 정원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원을 걸을 때마다 흰색 가시덤불이 궁금했다. 앙상하니 나뭇가지만 남아 있어 더욱 그랬다. 가시가 장미처럼 크고 줄기를 만지면 하얀 가루가 묻어 나온다. 처음 맞닥뜨릴 때부터 강렬한 인상이었다. 이런 무시무시한 나무에 복분자가 달린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복분자는 먹어만 봤지 본 적이 없다. 그것도 복분자 엑기스나 복분자주로 먹었을 뿐이다. 산딸기와 달리 열매가 크고 신맛 없이 달달하지만 씨가 굵어서 엑기스나 술로 먹는다. 올여름에는 복분자를 제대로 만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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