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수의 수읽기】더 포스트 The Post

손종수 승인 2022.03.14 19:45 의견 0

영화 <The Post> 드라마, 스릴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116분


“우리가 보도하지 않으면, 우리가 지고, 국민이 지는 겁니다”

영화 ‘더 포스트(The Post)’에서 워싱턴포스트의 캐서린 그레이엄과 편집국장 벤 브래들리 역으로 주연한 배우들의 대사 내용이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피치자(국민)를 섬겨야 한다.

나는 세상에 우연이 없다고 믿는다. 세상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우연은 그 인과의 절차가 밝혀지기 전까지 유보된 필연이다. 그러므로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우연이지만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 개월 사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황당무계한 일들이 벌어지는 동안 자신들과 맞지 않는 권력을 음해하고 새로운 권력과 결탁하는 온갖 편파보도에, 범죄공모와 다를 바 없는 범죄 호도기사를 배설한 이 나라 주류언론 경영자들과 종사자들에게 묻고 싶다.

혹시 이 영화를 보았나? 영화를 보고 자신들의 취재, 보도행위가 부끄럽지 않은가? 이 영화를 보고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그들은 언론인으로서 자격이 없으며 따라서 그들이 배설해내는 모든 기사 역시 가치 없는 쓰레기에 불과하다고 말해주겠다.

미국이 트럼프 같은 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고도 여전히 세계 최고의 강대국으로서 존엄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뉴욕 타임>이나 <워싱턴 포스트> 같은 언론과 그 언론을 이끌어가는 언론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슬프게도 이 나라에는 그런 언론과 언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존재할 수 없다. 왜냐? 진실을 알리고자 애쓰는 언론인과 언론은 그 존재를 드러내는 순간,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해온 거대자본과 검은 권력의 구둣발에 짓눌려 사라져버리니까. 아무도 그들을 보호하지 않으니까.

문재인정부는, 스스로 설정한 평등과 공정과 정의라는 환상에 갇혀 자본과 사법, 정치, 언론이라는 권력이 만든 악의 카르텔이 공고해지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 그들은 이 나라 악의 카르텔과 국민 사이에서 철저하게 중립국으로 행세했다. 마치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끝까지. 대통령제 국가에서 생각해본다.

죽은 언론의 나라에서 살아 숨 쉬는 소수 언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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