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장마

자귀나무는 장마 때 여지없이 꽃을 피워 내는 물귀신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06.29 09:00 의견 0
자귀나무 Albizia julibrissin Durazz. 콩과 자귀나무속 낙엽 활엽 소교목


한치의 어긋남이 없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자귀나무 꽃이 일제히 피고 있다. 모감주나무, 배롱나무, 능소화 등도 장마 때 꽃이 피지만 자귀나무 만큼 정확하지는 않다. 자귀나무는 장마 때 여지없이 꽃을 피워 내는 물귀신이다.

자귀나무 이름 때문인지 별명에 귀신이 따라 붙는다. 가장 많이 알려진 별명은 잠자는 귀신이다. 해 질 녘에 잎을 오므리니 그렇다. 이를 두고 합혼수, 야합수, 유정수 등으로 불리며 금실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자귀나무 이름과 관련해서는 모두 낭설이라는 게 정설로 별명일 뿐이다. 자귀나무는 순 우리말로 어원 자체가 불확실하다.

자귀나무 꽃에서는 은은하고 달콤한 과일 향이 난다. 수꽃양성화한그루(웅성양성동주 雄性兩性同株)로 꽃이 피는 자귀나무다. 수꽃 단성화와 수꽃과 암꽃이 있는 양성화가 같이 피는 거다. 봄에 단풍나무 꽃 보며 처음 알게 됐고 차츰 흥미를 느끼고 있는 중이다. 목포 유달산을 비롯해 무안, 영암, 해남 등에 흰색 꽃 피는 왕자귀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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