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도덕경】36. 微明(미명) : 미묘하고도 명백한 이치
김규철 서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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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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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본 도덕경은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읽기를 권합니다.
(1) 도덕경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격언집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2) 한글 위주로 읽기를 바랍니다.
(3) 읽는 도중에 나오는 도를 아는 사람, 도가 있는 사람, 성인, 통치자, 지도자, 왕 등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나’로 치환하여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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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微明(미명) : 미묘하고도 명백한 이치
將欲歙之, 必固張之; (장욕흡지, 필고장지;)
당기려면 먼저 확장하게 하고,
將欲弱之, 必固强之; (장욕약지, 필고강지;)
약화시키려면 먼저 강하게 하고,
將欲廢之, 必固興之; (장욕폐지, 필고흥지;)
폐지시키려면 먼저 흥하게 하고,
將欲奪之, 必固與之。(장욕탈지, 필고여지.)
뺐으려면 먼저 주어야 한다.
是謂微明。(시위미명.)
이것이 미묘하고도 명백한 이치이다.
柔弱勝剛强。 (유약승강강.)
부드럽고 약한 것이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기는 법이다.
魚不可脫於淵, (어불가탈어연,)
물고기가 연못에서 나오면 죽게 되는 것처럼,
國之利器, 不可以示人。(국지리기, 불가이시인.)
국가에 이로운 기물을 남에게 경솔히 과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렇게 이해했다.
★★★ 자신의 능력을 남에게 뻥치지 마라.
나의 특기를 상대방에게 떠벌이며 건방을 떨면 상대방은 나의 특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를 공격할 것이다. 혹시 아는가? 누군가가 당신을 잘되게 하는 데는 능력이 필요하지만, 해꼬지 하는 데는 능력이 필요 없다는 걸. 그렇게 무너진다. 나의 능력을 내세우려하다가 나의 능력이 사라지는 꼴이다. 공을 자랑하면 오히려 공이 사라지는 것처럼. 노자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도덕경의 많은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상대를 끌어당기려면 먼저 확장하게 하고, 먼저 강하게 해준 다음에야 약하게 할 수 있고, 먼저 흥하게 한 다음 없애버릴 수 있고, 먼저 준 다음 빼앗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얼핏 보면 얄팍한 처세술처럼 보이기도 하고, 속임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묘한 자연의 순리를 극적으로 설명하려다 보니 그 예시가 좀 치사해진 감이 있다. 그냥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순리가 그렇다. 암튼 자신의 주특기는 너무 떠벌이지 않는 게 상책인 듯하다. 제거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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