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개미

제비꽃이 봄에만 피는 줄 알았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11.02 09:00 의견 0
제비꽃 Viola mandshurica W. Becker 제비꽃과 제비꽃속 여러해살이풀


제비꽃이 봄에만 피는 줄 알았다. 이른 봄에 둥근털제비꽃을 시작으로 해서 제비꽃 중에서도 가장 늦게 꽃이 핀다는 졸방제비꽃이라고 해 봐야 초여름이다. 오죽하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 꽃이 피어 제비꽃이라고 하잖나?

그런데 단풍이 들기 시작한 산길에서 제비꽃 열매를 보게 됐다. 가을 제비꽃을 검색하니 그렇단다. 제비꽃이라면 잎이 기다란 피침형일 텐데 널따란 난형이다. 다 이유가 있었다. 봄에 한차례 꽃을 떨구고 나면 이때부터 양분을 비축해서 잎이 커진다는 거다. 그러고 나서는 꽃을 한번 더 피우는데, 이때는 봄과 달리 폐쇄화라고 한다.

봄에는 꽃이 적어 벌과 나비들이 날아들지만 여름부터 제비꽃은 찬밥 신세다. 어쩔 수없이 자가수분을 하게 되는 거고 그 다음은 개미들이 책임진다. 제비꽃 씨앗에는 개미들이 좋아하는 지방 덩어리, 엘라이오솜이 달려 있다. 개미들이 제비꽃 씨앗을 물고 가서는 엘라이오솜만 똑 떼어 먹고 내다 버리니 사방팔방으로 제비꽃이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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