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남자

봄날 노란 꽃과 가을 붉은 열매로 일 년에 두 번 눈을 즐겁게 해주는 산수유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12.14 09:00 | 최종 수정 2022.12.21 09:44 의견 0
산수유 Cornus officinalis Siebold & Zucc. 층층나무과 층층나무속 낙엽 활엽 소교목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산수유다. 지금은 산수유가 쭈글쭈글해져 새들 먹잇감으로나 좋다. 열매가 긴 타원형으로 가을에 붉게 익어 그런 채로 겨울을 난다.

그 모습을 보고 시인 김종길은 '성탄제(聖誕祭)'에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山茱萸) 붉은 알알이'로 썼다고 국어 가르치는 친구가 알려준다. 새빨간 산수유 위로 함박눈이 하얗게 덮이면 그야말로 강렬함 그 자체로 볼 만하다.

산수유 한 그루만 있어도 대학 등록금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서 대학나무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귀한 약재로 통했다.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지금이야 영양제에 밀려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사실 산수유는 봄이 제철이다. 봄을 가장 일찍 시작하는 꽃이라서 구례, 이천 할 것 없이 여기저기 축제가 펼쳐진다. 봄날 노란 꽃과 가을 붉은 열매로 일 년에 두 번 눈을 즐겁게 해주는 산수유다. 남자한테만 좋은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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