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괴목

눈 위로 느티나무 잎 하나가 살포시 떨어졌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3.01.18 09:00 의견 0
느티나무 Zelkova serrata (Thunb.) Makino 느릅나무과 느티나무속 낙엽 활엽 교목


눈 위로 느티나무 잎 하나가 살포시 떨어졌다. 느티나무 잎을 이리 눈앞에서 보기는 오랜만이다. 키가 큰 나무에 비해 잎은 앙증맞을 정도로 작다. 키 만큼이나 두께가 상당한 데도 그렇다. 그래서 괴목으로 불리는가 보다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느티나무와 더불어 회화나무를 괴목으로 부른다. 한자로 쓰면 회화나무 괴 槐가 되니 정작 주인은 다른 데도 그렇다. 회화나무는 중국에서 들여왔다. 괴의 중국 발음이 회라서 회화나무로 불러왔을 뿐이다.

그럼 느티나무를 왜 괴목으로 부를까? 괴 槐를 파자하면 나무 목 木, 귀신 귀 鬼이다. 나무귀신이거나 귀신 붙은 나무가 된다. 이는 느티나무가 당산나무였던 데서 찾아 볼 수 있었다. 마을을 지켜주는 신성한 나무가 느티나무였다.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고려 때 지어진 안동 봉정사 극락전,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이 있다. 그 배흘림기둥들이 느티나무로 만들어졌다. 지금은 소나무를 주로 쓰지만 말이다. 우리 곁을 늘 지켜왔던 느티나무를 한번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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