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루틴

이제부터는 지칭개 보고 무심코 그냥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3.05.31 09:00 의견 0
지칭개 Hemistepta lyrata Bunge 국화과 지칭개속 두해살이풀


꽃을 꽃으로 봐야 하는데 자꾸 구분하러 든다. 일종의 루틴이 됐다. 이게 지칭개일까 조뱅이일까 이런 식이다. 요즘 길가에 많이 올라와 있는 게 대부분 지칭개인데도 늘 그런다. 지칭개는 조뱅이와 달리 잎이 갈라지고 총포에 닭의 볏처럼 생긴 게 보이기는 한다.

지칭개는 두해살이풀이다. 가을에 싹을 틔운다. 잎을 내서는 땅바닥에 바짝 붙여 놓고 겨울을 난다. 봄이 되면 재빨리 줄기를 올린다. 봄을 일찍 시작하려는 궁여지책이다. 냉이, 민들레, 애기똥풀, 개망초, 달맞이꽃 등도 그렇다. 이들에게 가을은 봄이 되는 셈인 거다.

냉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두해살이풀들은 봄에 인기가 좋다. 겨우내 비축해 놓은 힘이 있어 서겠다. 특히나 지칭개에서는 항암물질이 발견됐단다. 암세포증식 억제 작용이 있는 헤미스텝신 Hemistepsin이라는 성분이다. 여러 가지 암에 대해 항암효과가 있다.

이걸 알게 됐으니 이제부터는 지칭개 보고 무심코 그냥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지칭개인지 조뱅이인지 확인해서 지칭개라면 한 번 더 눈길을 줄 일이다. 결코 나쁜 루틴은 아닌 것 같다. 사람 심리가 이리도 간사하다. 꽃만 보지 말고 꽃을 알아가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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