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말나리 Lilium tsingtauense Gilg 백합과 백합속 여러해살이풀
여름은 나리 꽃들의 계절이다. 길에서 백합으로 부르는 나리, 우리나라 진짜 나리 참나리를 자주 만나게 된다. 백합은 하얀색 뿐만 아니라 노란색, 분홍색, 보라색, 심지어 검은색까지 보인다. 주황색 바탕에 적갈색 반점이 있어 호랑이꽃으로도 불리는 참나리는 줄기에 구슬 같은 주아가 달려 있다.
산으로 올라가면 온통 나리 세상이다. 하늘 보고 고개를 치켜 뜬 하늘나리, 정면으로 눈을 마주치는 털중나리, 땅이 꺼질세라 고개 숙이고 있는 땅나리가 한창인 거다. 잎이 돌려나는 말나리, 솔잎처럼 가느다란 솔나리도 있다. 천상의 화원이라는 대덕산에 갔다가 하늘말나리 매력에 푹 빠지고 왔다. 하늘나리에 비해 잎이 돌려나고, 말나리에 비해서는 꽃이 하늘을 향하고 있어 하늘말나리라는 걸 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
하늘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꼿꼿하게 서 있는 하늘말나리 자태가 너무나도 당당했다. 하늘 보고 피는 꽃 치고 고고하다는 말을 듣지 않는 게 없지만 하늘말나리가 꼭 그랬다. 하늘 아래 첫 동네 소리를 들을 정도로 높은 해발 1,268미터 두문동재에서 시작한 산길에서 만났으니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하늘말나리 꽃말이 길들여지지 않음이다. 주황색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깔려 있어 말괄량이 삐삐를 보는 듯도 싶었다. 꽃에서 하늘을 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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