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의갈고리 Hylodesmum podocarpum subsp. oxyphyllum (DC.) H. Ohashi & R.R. Mill 콩과 갈고리속 여러해살이풀
대덕산 꽃 산행하면서 동정, 동정 했더니 이에 관심 갖는 분들이 생겼다. 동정은 꽃 뿐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의 실체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학술저서, 과학논문 등 전문가 영역에 속한다. 요즘은 비전문가도 집단 지성을 통해 동정에 나선다. 꽃 이름 찾기 앱 모야모가 대표적이다.
동정, 영어로 하면 identification이고 한자로는 同定이라고 쓴다. 꽃 이름 좀 알려 달라고 남에게 동정 同情 구하는 게 아니다. 꽃 이름을 찾아 보는 걸 흔히 동정한다고 말하고 동정 포인트를 챙긴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전문가 아닌 일반인들은 동정에 오류를 범하기 쉽다.
갈고리 같은 털이 도둑놈처럼 들러붙는다는 도둑놈의갈고리가 그랬다. 길게 올라온 꽃대에 꽃이 자잘하게 피는 도둑놈의갈고리는 파리풀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이때 동정 포인트가 필요하다. 파리풀은 잎이 마주나지만 도둑놈의갈고리는 3출엽이라서 구분해 동정하는 거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5~7개의 작은 잎으로 된 깃꼴겹잎에 꽃이 크면 큰도둑놈의갈고리, 잎 위쪽이 넓고 둥글며 털이 많다면 개도둑놈의갈고리가 된다. 요즘 동정에는 앱이 대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발품 팔지 않으면 개망신 당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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