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아흐레 쏟아지던 비가 그치니

8월 30일은 백중이란다.

씨알이 땅을 의지하고 일어난 것처럼

아침에도 매미는 그렇게 안녕하며 울었다.

거름을 많이 준 감자밭에서 알굵은 감자알도 캤다.

작두콩도 씨알이 꽤 굵다.

평화롭고 활기에 찬 숲속의 아침이었다.

거미도 보았고 지렁이도 보았고 누에나방, 개구리도 보았다.

밤이 되니 풀벌레소리

송정암 전경


오늘은 내가 나에게서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그렇도록 이번 하안거도 가는 건가.

살아온 게 너무 잠깐이구나.

이제 백중기도 올리고

배추모종 심으면 여름은 간다.

어리버리

가을을 또 이리 맞이할 수 있는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