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김경일 파주시장, 20일 밤 대북전단 살포 온몸으로 막아내며 항의

위협적인 언행에 맞서 실랑이 끝에 추가 살포 막아
대북전단 살포 입장과 대응 방안 기자 회견문 발표

전기석 선임기자 승인 2024.06.24 10:09 의견 0

김경일 파주시장이 20일 밤 파주 일원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 항의한 끝에 추가적인 전단살포를 막아냈다. 사진은 대북전단 살포 현장.


김경일 파주시장이 지난 20일 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파주 일원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 전단살포 금지를 요구하며 강력히 항의한 끝에 추가적인 전단살포를 막아냈다고 21일 파주시가 밝혔다.

파주시에 따르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씨는 월롱면 소재 남북중앙교회 인근 공터에서 22시 10분부터 22시 39분 사이에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 10점(추정)을 살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소식을 보고받은 김경일 시장은 22시 35분경 현장을 직접 찾아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단체 측은 풍선에 가스를 주입하며 추가 살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시장이 온몸으로 막아서며 저지하자 가스통이 실린 화물차에 있던 연장을 가리키며 '확 때려 버리겠다'라며 맞서는 등 위협적인 언행도 서슴지 않았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30여 분 가량의 실랑이가 이어진 끝에 자유북한운동연합측은 결국 추가살포를 중단하고 철수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대북전단 관계자에 항의하는 모습.


탈북민 박상학 씨가 이끌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은 지난 5월 10일과 6월 6일에도 북한을 대북전단 풍선을 살포한 바 있다. 지난 5월 말부터 2주 가까이 이어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바로 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성 조치였다.

앞서 어제 오후 김경일 시장은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김 시장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며, 파주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경찰과 군, 경기도 특사경과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파주시 권한으로 ‘위험구역’ 설정도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파주시는 오늘 오후 2시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1조(위험구역의 설정)를 근거로 파주 전역에서 벌어지는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단속 및 금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은 2015년 8월 20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인근의 대북확성기에 포격을 가한 사례가 있듯이 파주시도 북한을 자극하는 대북전단 살포로 포사격 등 북한의 도발이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

또한 2020년 6월 17일 파주시, 연천군, 김포시, 포천시, 고양시 전역을 경기도지사 권한으로 위험구역을 지정하여 대북전단 살포 관계자 출입을 통제하고 대북전단 등 관련 물품을 준비, 운반, 살포, 사용 등을 금지시킨 사례가 있었다.

■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파주시 입장과 대응 방안 기자 회견문 전문


"파주시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는 대북전단 살포, 온 행정력을 총동원해 막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파주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시민의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는 확고하고 강경한 원칙하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어제인 20일, 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북한 당국에, 오물풍선 도발을 멈추고 평화와 협력의 길로 돌아올 것을 요청하며, 접경지역 시민의 일상과 생업을 위협하는 대북전단 살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와 국회에, 더 이상 오물풍선이 대한민국 땅을 유린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 줄 것을 강조하며, 일부 민간단체의 무분별한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수 있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드렸습니다.

기자회견 이후 많은 시민께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오물풍선과 대북전단으로 인해 불안에 떨고 있는 파주시민의 고통을 여실히 느끼며,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체감했습니다.

우리는 2015년 대북확성기로 유발된 연천포격사태와,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과 같은 일촉즉발의 역사를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의 소중한 일상과 안전을 지키고자 대북전단 살포를 중지해달라고 강력히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젯밤 파주에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벌어졌습니다. 어제, 오후 10시경 남북중앙교회 인근에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포착된 동향을 보고받고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저와 공직자가 힘을 합쳐 온몸으로 막은 끝에, 추가 살포를 저지했습니다. 대북전단 풍선 살포 시도는 52만 파주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벌인 무책임한 행동이자 명백한 위협입니다.

그럼에도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당시 현장에 있는 저와 공직자에게 위협적인 언행을 하며, 폭행을 예고하는 협박도 벌였습니다. 이에,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며, 대북전단 살포를 적극 방지하고자 “파주시 전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지정하고 대북전단 살포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시장은 사회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시, 위험구역 설정과 행위제한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에, 파주시는 ‘대북전단 살포’를 사회재난에 준하는 사태로 판단하고,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쳐 위험구역 설정을 적극 추진하고자 합니다.

정부에서는 군사충돌과 전쟁위험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대북전단 살포의 위협을 고려하여, 적극적인 법 해석과 협조를 요청드립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님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이 함께해 주고 계십니다. 향후 파주시는 위험구역으로 설정된 전 지역을 대상으로 경기도 특사경과 함께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대북전단 살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습니다.

파주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방지하는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겠습니다. 부디 평화를 위해 모두가 함께 강력히 나서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 6. 21.

파주시장 김 경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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