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부엉이

열매가 세 갈래로 갈라져 마치 세 마리의 부엉이처럼 보이는 회양목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1.11.24 09:00 의견 0
회양목 Buxus microphylla var. koreana Nakai ex Rehder 회양목과 회양목속 상록 활엽 관목


이제 꽃은 거의 져서 없고, 열매 찾아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아파트 생울타리에서 부엉이 닮은 열매를 만났다. 공 모양의 열매가 세 갈래로 갈라져 마치 세 마리의 부엉이가 발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회양목이다. 세 개의 암술머리가 뿔처럼 남아 있어서다. 두 개의 기다란 씨앗이 들어 있는 모습으로 마주친다면 더욱 그렇다.

회양목은 1년에 1~2 mm 정도만 굵어진다. 그만큼 재질이 치밀하고 균일해 요즘은 생울타리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도장 만드는데 쓰여 왔다. 여느 생울타리처럼 가지치기만 하지 않는다면 회양목도 5~6미터까지 자란다. 300년 된 천연기념물 제459호 여주 영릉의 회양목은 키 4.7m에 굵기가 63c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

누런 버드나무라는 뜻의 황양목 黃楊木에서 발음하기 좋도록 회양목이 됐다. 목과 木瓜가 모과로 불리듯이 말이다. 잎이 좁고 긴 긴잎회양목, 잎이 더 크고 털이 없는 섬회양목이 있다. 회양목 꽃은 자잘하게 피어 비록 볼품이 없어도 달달한 꽃향기로 매화나 산수유 보다 일찍 봄을 알린다.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지는 건 회양목 꽃향기 때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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