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 선풍기

유성문 주간 승인 2022.06.23 00:33 의견 0

덜덜덜, 선풍기는 돌고 돌아가고, 여름 한낮은 무료했다. “덜덜덜, 손가락을 넣어봐, 덜덜덜.” 낡은 선풍기는 자꾸만 나를 유혹했고, 무료한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날개 마개를 손가락으로 눌러 선풍기의 회전속도 떨어뜨리기…. 그렇게 시작한 선풍기와의 힘겨루기는 기어이 사고로 끝이 났다. 그날 밤 어머니는 모기장을 잘라 안전망을 설치한 후, 한마디 덧붙이기를 잊지 않았다. “선풍기 꼭 끄고 자! 선풍기를 틀고 자면 피가 말라 죽는 뱁이여!”

저작권자 ⓒ 고양파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