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아이스케-키

유성문 주간 승인 2022.07.21 08:24 | 최종 수정 2022.07.23 12:43 의견 0

“아~이스케에키-.”

골목길에 울려 퍼지는 그 구성진 목소리는 견디기 힘든 유혹이었다. 그렇지만 덥석 그를 부르기엔 가진 돈이 부족했다. 어쩔 수 없이 동생을 꼬드긴 나는 반반 값을 치르고, 한 번씩 교대로 베어 물기로 했다. 모든 것이 유리했다. 순번은 당연히 형인 내가 먼저였고, 입 역시 내가 조금이라도 더 컸다.

나는 그 딱딱한 아이스케키를 목젖에 닿을 정도로 깊숙이 처넣었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정작 온전히 깨물어보지도 못한 채 침만 잔뜩 적신 아이스케키를 동생에게 넘기려는 순간, ‘얼음보숭이’는 반으로 쩍 갈라지면서 땅에 떨어져버렸다. 꼴깍거리며 애타게 순서를 기다리던 동생놈은 망설일 것도 없이 잽싸게 흙 묻은 아이스케키 덩어리를 집더니 쏜살같이 내빼버렸고…. 망연자실, 나는 빈 막대기만 손에 꼬옥 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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