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도덕경】34. 不爲主(불위주) : 주인이라 생각하지 않음

김규철 서원대학교 교수 승인 2022.07.22 09:00 | 최종 수정 2022.07.25 09:57 의견 0

(일러두기) 본 도덕경은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읽기를 권합니다.

(1) 도덕경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격언집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2) 한글 위주로 읽기를 바랍니다.

(3) 읽는 도중에 나오는 도를 아는 사람, 도가 있는 사람, 성인, 통치자, 지도자, 왕 등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나’로 치환하여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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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不爲主(불위주) : 주인이라 생각하지 않음

大道氾兮, 其可左右。(대도범혜, 기가좌우.)

큰 도는 (넘쳐흐르는 물처럼) 넓고 넓어, 어디에나 흘러넘친다.

萬物恃之以生而不辭, (만물시지이생이불사,)

만물은 도에 의하여 성장하지만 (도를) 사양(辭)하지 않고,

功成不名有。(공성불명유.)

(도는) 공을 이루지만 명예를 차지하지 않는다.

衣養萬物而不爲主, (의양만물이불위주,)

(도는) 만물을 보살피고 기르지만 (자신이)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常無欲, 可名於小; (상무욕, 가명어소;)

항상 내세우고자 하는 바가 없으니, ‘작다(小)’고 부를 수 있다.

萬物歸焉而不爲主, (만물귀언이불위주,)

만물이 도에 의탁하지만 자신이 주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可名爲大。(가명위대.)

가히 ‘크다(大)’고 부를 수 있다.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이기종불자위대, 고능성기대.)

(그래서 도는)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위대할 수 있다.

하재열 사진작가의 심상

우리는 이렇게 이해했다.

★★★ 베풀었으면 잊어버려라.

세상살이의 기본은 ‘기브 앤 테익(give and take)’이다. 먼저주고 나중에 받든, 먼저 받고 나중에 주는 것, 그것이 가장 매끄럽다. 그러나 세상일이 꼭 그렇게 정해진 대로 돌아가진 않는다. 때로는 먼저 주고 못 받을 수도 있고, 먼저 받고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 알 수 없다. 하지만 길게 보면 뿌린 대로 거두게 된다. 적게 베푼 사람은 적게 돌려받을 것이고, 많이 베푼 사람은 많이 돌려받을 것이다. 그것이 당연한 순리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상대방은 나에게 답하지 않는 경우 말이다. 괜히 내 마음이 불편하다. 이럴 때 화를 내자니 내가 초라해지고, 그냥 넘어가자니 약이 오른다. 정도가 심하면 부화까지 치민다. 왜 좋은 일을 하고 내 속이 뒤집어져야 하는가? 아니다. 그러면 나만 손해다. 이런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잊어버리면 된다. 잊어버리면 내 마음이 편하다. 물론 도움을 주고 난 다음의 뿌듯한 마음은 그대로 남아있다. 공도 마찬가지다. 내가 공을 이루어도 내 공이라 주장하지 않으면 결국 그 공이 나에게 돌아오고 나의 그릇도 커진다. 좋지 않은가?

김규철 /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hohoqc@naver.com

총니(丛妮) / 서원대학교 국제학부 조교수

nini5832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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