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도덕경】39. 得一 (득일) : ‘하나(도)’를 얻음

김규철 서원대학교 교수 승인 2022.07.29 09:00 의견 0

(일러두기) 본 도덕경은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읽기를 권합니다.

(1) 도덕경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격언집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2) 한글 위주로 읽기를 바랍니다.

(3) 읽는 도중에 나오는 도를 아는 사람, 도가 있는 사람, 성인, 통치자, 지도자, 왕 등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나’로 치환하여 읽기 바랍니다.

============================

39. 得一 (득일) : ‘하나(도)’를 얻음

昔之得一者, (석지득일자,)

옛날에 “하나(도)”를 얻은 것들은

天得一以淸, (천득일이청,)

하늘이 도를 얻어서 명료하고 밝으며

地得一以寧, (지득일이녕,)

땅이 도를 얻어서 평온하고 안정되며

神得一以靈, (신득일이령,)

신(혼)이 도를 얻어서 영험한 효과가 있으며

谷得一以盈, (곡득일이영,)

골짜기가 도를 얻어서 생기가 가득하며

萬物得一以生, (만물득일이생,)

만물이 도를 얻어서 성장발육이 끊이지 않으며

侯王得一以 爲天下正。(후왕득일이 위천하정.)

왕이 도를 얻어 천하를 안정시킨다.

其致之一也, (기치지일야,)

그 이치를 따져보면,

天無以淸將恐裂, (천무이청 장공렬,)

만약 하늘이 선명하고 밝지 못하면(도가 없으면) 무너질 것 같고,

地無以寧將恐發, (지무이녕 장공발,)

땅이 평온하고 안정되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고,

神無以靈將恐歇, (신무이령 장공헐,)

신이 영험하지 못하면 사라질 것 같고,

谷無以盈將恐竭, (곡무이영 장공갈,)

골짜기가 생기를 띠지 못하면 고갈될 것 같고,

萬物無以生將恐滅, (만물무이생, 장공멸)

만물이 자라서 번식하지 못하면 멸종될 것 같고,

侯王無以正將恐蹶。(후왕무이정 장공궐.)

왕이 청렴하고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세상이) 뒤집힐 것 같다.

故貴以賤爲本, (고귀이천위본,)

그래서 귀한 것은 비천함을 근본으로 하고,

高以下爲基。(고이하위기.)

높은 것은 낮은 것을 바탕으로 한다.

是以侯王自謂孤寡不穀。(시이후왕 자위고과불곡.)

그래서 왕은 스스로 ‘고(孤; 외로운 자)’ ‘과(寡; 덕이 모자라는 자)’ ‘불곡(不穀; 착하지 못한 자)’이라 낮추어 불렀는데(호칭),

此非以賤爲本邪? 非乎? (차비이천위본사? 비호?)

이는 낮은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故致譽無譽。 (고 치예무예.)

그래서 큰 영광과 명예는 칭찬받을 일이 아니다.

是故不欲琭琭如玉, (시고불욕록록여옥,)

(도가 있는 사람은) 화려하고 귀하게 다듬은 옥을 추구하지 않고,

珞珞如石。(낙락여석.)

돌처럼 소박하고 질박하며 떠벌리지 않는다.

하재열 사진작가의 심상

우리는 이렇게 이해했다.

★★★ 언제나 겸손하고 소박하게 살면 만족할 수 있다.

모든 도는 낮은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 하늘의 도, 땅의 도, 신의 도, 생명의 도, 만물의 도, 사람의 도는 모든 같은 도이지만 그 역할은 다르다. 가장 넓은 범위의 하늘의 도에서 땅, 신, 곡(谷), 만물, 사람의 도까지, 각 도의 역할과 한계는 다르다. 각자 자신의 역할에 맞는 분수를 지키지 않고 억지를 부린다면 ‘하늘-땅-신-곡-만물-사람’의 도의 사슬은 무너지게 된다. 사람의 도는 만물의 도를 따르고, 만물은 생명의 도를 따르고, 생명은 신(정신)의 도를 따르고, 신은 땅의 도를, 땅은 하늘의 도를 따르는 것이니, 하늘의 도는 사람의 도를 바탕으로 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도를 모든 것의 근본으로 삼는다. 하늘, 땅, 신, 곡(谷), 만물, 사람은 도와 합일 되면 자연의 순리에 부합된다. 하나가 된다.

도는 우리가 볼 수 없고, 알 수 없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시스템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꼭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사람의 도를 충실이 따르면 그것이 하늘의 도를 따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가 무엇인지 알려고 애쓰기보다 사람의 도를 충실히 따르고 실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주 속에서 인간의 삶은 먼지만큼도 되지 못하고, 찰나의 순간만큼도 되지 않겠지만, 그 먼지 같은 삶, 찰나의 시간은 온전한 나의 삶이다. 나의 삶 없이 우주가 무슨 의미,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금 이 순간부터 낮은 것을 근본으로 하는 소박한 삶을 실천한다면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김규철 /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hohoqc@naver.com

총니(丛妮) / 서원대학교 국제학부 조교수

nini58323@hotmail.com

저작권자 ⓒ 고양파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