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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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4 02:48 | 최종 수정 2022.08.0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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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어리석은 믿음 하나 가진 적이 있었어. ‘글을 쓰는 마음은 다른 마음과 다르다’고, 부질없는 생각에 매달린 적도 있었어. 붓이거나 몽당연필이거나 만년필이거나, 하다못해 싸구려 볼펜으로라도 내 정신의 문자를 적어가야 한다고, 헛된 믿음으로 신열을 앓기도 했었어. 툭하면 엎질러지기 일쑤인 잉크병 속에 스펀지를 틀어넣으면서도, 궁벽한 현실이 분명 펜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나는 미처 깨닫지 못했어. 다만 책상 위에 꽂혀 부르르 치를 떠는 펜을 보면서, 잠시 불안한 미래를 예감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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