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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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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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 몇 해였던가. 망우리에서 중곡동으로, 북악의 골짜기에서 마포로, 그렇게 떠돌아다니는 동안 삶의 고단함처럼 석유곤로의 심지는 자꾸만 짧아져 갔다. 몇 번씩 성냥불을 다시 그어대면서도, 매캐한 그을음으로 눈시울을 적시면서도, 아직 남은 심지가 있어 나는 안도했다. 따스한 밥 한 공기거나 라면 한 그릇, 그토록 소박했던 삶의 온기는 이제 되찾을 길 없고, 그리움으로 내 마음속의 심지 또한 다시 돋아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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