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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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0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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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몸이 나른해지는 환절기이면 어머니는 ‘땡빚’을 내서라도 어김없이 아버지의 보약을 지어오셨다. 그러나 한 달도 채 가기 전에 “어이구, 저런 인간을 위해 보약까지 해 바친 내가 바보지” 하는 푸념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어쩌다 “그럴 바엔 우리나 해주지” 하면, “어려서부터 보약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며 핀잔을 놓기 일쑤였다. 어머니는 알고 계셨을까. 어린이들이 녹용이 든 보약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속설은 터무니없는 낭설이었음을. 옛날 사슴을 잡던 시절, 왕의 처첩들이 서로 자기 자식에게 녹용을 먹이려고 다투자 이를 막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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