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대왕

단종 명복을 빌던 동망봉에 많은 대왕참나무, 왕의 숨결과 용케 연결되어 보였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11.30 09:00 의견 0
대왕참나무 Quercus palustris Münchh. 참나무과 참나무속 낙엽 활엽 교목


단종비가 조석으로 올라 동쪽 보며 단종의 명복을 빌던 동망봉에 대왕참나무가 제법 많다. 잎이 임금 왕 王 모양으로 깊게 갈라져 대왕참나무로 부른다. 알고 그런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왕의 숨결과 용케 연결되어 보였다.

손기정체육공원에도 대왕참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손기정기념관에 월계관 기념수로 대왕참나무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서 받은 월계관과 묘목은 로부르참나무로 대왕참나무가 아니다.

월계수잎으로 만들어 월계관이지만 감람수로 불리는 올리브 또는 서유럽 고유종인 로부르참나무로도 만들었다. 머리엔 월계관 月桂冠, 두 손엔 감람수 橄欖樹의 화분 花盆이라고 쓴 당시 동아일보 기사마저 헷갈렸던 이유였다.

로부르참나무는 기후 특성상 우리나라에서 자랄 수 없다. 그래서 손기정 선수가 받아 온 묘목은 곧 죽고 대체해서 심은 게 북미 원산의 대왕참나무였던 모양이다. 지금 한창 붉게 단풍 들고 낙엽 지는 대왕참나무를 찾아 다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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