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밀랍

히어리,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초목 중 하나로 손꼽힌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3.02.01 09:00 의견 0
히어리 Corylopsis glabrescens var. gotoana (Makino) T. Yamanaka 조록나무과 히어리속 낙엽 활엽 관목


며칠 있으면 입춘이다. 역대 최강 한파가 들이닥칠 때만 해도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봄이 오고 있다. 비록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은 날들을 몇 번은 더 지나고 봐야 하겠지만 그저 봄이라는 말에 반갑기 그지 없다.

봄을 보고 와서 더 그렇다. 겨울비가 제법 내리는 날이었다. 그 겨울비에 젖은 히어리 꽃망울이 터질 듯 말 듯해 보였다. 히어리는 복수초, 노루귀, 너도바람꽃, 풍년화 등과 함께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초목 중 하나로 손꼽힌다.

히어리 이름에서 외래종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특산종인데다가 순우리말이다. 뒷동산 히어리 단풍 들고, 이 민요에서 따왔단다. 처음에는 조선납판화, 송광납판화으로 불렸다. 중국에 있는 히어리 유사종이 납판화였다.

납판화 蜡瓣花라고 부른 건 노란색 꽃잎의 두터운 질감이 벌집 만드는 밀랍 같아서다. 홍릉숲에서 꽃이 핀 히어리를 보고 있으면 정말로 봄이 왔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올해는 히어리를 수원 광교산 자생지에서도 만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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