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 Tulipa gesneriana L. 백합과 튤립속 여러해살이풀


요즘 튤립이 길에 지천으로 깔려 있다. 잠시 시계를 17세기로 돌려 놓으면 네덜란드 사람들은 눈이 확 뒤집힐 노릇이겠다. 그때 소 천 마리 팔아서 살 수 있는 튤립 구근이 겨우 40개 정도였다. 꽃보다 투기로 더 많이 기억되는 튤립이다.

튤립 버블이었다. 당시 튤립은 신 품종이 나오기 어려웠다. 파종하면 꽃 피우는 데만도 6년 이상 걸렸다. 단기간에 양을 늘릴 수 없어 구근이 투기 대상이 됐다. 최근 비트코인 버블이라는 논란에 튤립이 소환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래는 튀르키예에서 사랑받고 있던 튤립이다. 튤립 Tulip이라는 이름도 터번 Turban 닮은 꽃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를 네덜란드 상인들이 가져와 퍼뜨렸다. 그래서 튤립은 네덜란드와 튀르키예에서 모두 국화로 여겨지고 있다.

튤립은 내한성이다. 가을에 심으면 매년 봄에 꽃을 볼 수 있다. 야생 튤립은 그럴 수 있지만 대부분은 원예종으로 그해 여름 날씨에 녹아 사라진다. 튤립은 네덜란드를 먹여 살리는 원예 작물이 됐다. 이래저래 튤립에는 돈이 걸려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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