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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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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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5월 17일, 주말을 이용해 지인을 만나러 광주로 내려가려던 나의 계획은 수상한 소식들과 함께 저지되었다. 그리고 만 하루 만에 그 가녀린 소식선마저 두절되고 난 후, 나는 거의 미칠 듯한 공포와 분노 속에 밤을 지새웠다. 더는 혼자 감당할 수 없었던 나는 대충의 첩보(?)들을 선배들에게 전달했고, 선배들은 마침내 모종의 중대 결심을 했다. 숨 막히는 밤이 지나고, 다음날 새벽 서울 성북동 일대에는 조잡하게 등사된 유인물이 뿌려졌다.
“광주에서는 지금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자, 광주로!”
나는 끝내 광주로 내려가지 못했고, 두 선배만 유치장으로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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