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채아재비 Tragopogon dubius Scop. 국화과 쇠채아재비속 한두해살이풀
쇠채아재비, 털별꽃아재비, 억새아재비, 미나리아재비, 이쯤 읊으면 무슨 얘기할지 짐작이 갈 듯싶다. 아재비는 삼촌뻘쯤 되는 먼 친척을 이르는 아재와 비슷하다는 뜻으로 친척은 아닌 거다. 제주에서 친척이 아니더라도 나이 많으면 남녀 구별 없이 삼촌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쇠채아재비는 쇠채를 닮았다고 보면 된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자리 잡고 있는 쇠채다. 유럽을 원산지로 하고 있는 쇠채아재비가 귀화식물이 되면서 아재비 붙은 이름을 달았다. 쇠채아재비속, 쇠채속으로 생물학적 형태는 다르지만 겉으로 보기에 생김새가 비슷하게 보일 뿐이다.
이 둘을 한 번 구분해 보자. 쇠채아재비는 총포, 그러니까 꽃받침잎 바로 아래 두툼한 초록색 부분이 한 통으로 붙어 있고, 쇠채는 갈라져 있다. 꽃받침잎이 꽃잎보다 길면 쇠채아재비, 짧으면 쇠채가 된다. 그렇지만 꽃이 폈을 때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면 이 둘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쇠채아재비를 작년부터 만나고 나서 신기하게 봐 오고 있다. 첫 인상이 플라멩코 댄스 보듯 강렬했다. 밤에는 기다란 꽃받침잎이 꽃잎을 오므리고 있다가 해가 뜨면 다시 활짝 젖히는 모습이 그랬다. 꽃이 지고 나면 민들레 처럼 하얀 우산털 뭉치를 만들지만 훨씬 커서 꽃보다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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