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단 Phlomis umbrosa Turcz. 꿀풀과 속단속 여러해살이풀


백날 땅 파봐라. 돈 나오나. 허튼 데 돈 쓰지 말라는 얘기다. 근데 꽃 보러 다니며 이 비슷한 얘기를 자주 듣는다. 꽃 보면 돈 되냐는 거다. 허튼 데 시간 쓰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 물론 돈 될 때도 있다. 땅 파면 금이나 석유 나오듯이 꽃 찾아 다니다 보면 약초나 신약으로 만날 수 있는 일이다.

꽃 보다 약초로 더 유명했던 속단을 몰라 봤다. 이름도 한약명 토속단 土續斷 또는 한속단 韓續斷에서 유래됐다. 끊어진 걸 이어준다고 하니까 골절 치료에 좋은 모양이다. 그렇지만 아니란다. 정작 진짜 속단은 산토끼꽃속(屬)에 속한 산토끼꽃, 천속단 川續斷이었고 꽃 모양만 비슷하다고 한다.

사실 속단과 꽃 모양이 정말 비슷한 건 따로 있다. 개속단이라고 까지 불리는 송장풀이 그렇다. 그래서 꽃 보다는 잎을 봐야 한다. 속단은 넓은 잎을 가지고 있다. 익모초속(屬) 송장풀은 잎이 가늘다. 이걸 염두에 뒀었다면 속단을 송장풀로 보지 않았을 텐데 대덕산에 가서 속단을 속단하지 못했다.

속단 꽃은 분홍색으로 7~8월에 층층이 돌려난다. 산토끼꽃, 송장풀 꽃은 8월부터라 좀 늦다. 대덕산에서 산토끼꽃을 만나면 밥값 했다고 말할 정도로 귀하다. 이번에 속단 하나 만큼은 제대로 알아 볼 수 있게 됐다. 이럴 때마다 친구 하나 사귄 것 같다. 꼭 돈 된다고 해서 꽃 보러 다니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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