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 박주가리과 박주가리속 덩굴성 여러해살이풀
한여름 되자마자 박주가리가 일제히 꽃을 피우고 있다. 7~8월에 흰색 또는 연보라색으로 꽃이 피는 박주가리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이때 꼭 왕나비 애벌레를 찾아본다. 독 毒 품고 있는 박주가리 잎만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왕나비 애벌레는 제주도에서 월동하지만 성충은 중부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번식을 위해서라면 바다 건너 먼 여행도 마다않는 모양이다. 애벌레 때 몸에 품은 박주가리 독이 있어 먼 여행에도 아무 두려움이 없는 듯싶다.
먼 여행은 박주가리 꽃말이기도 하다. 배 船 모양처럼 두 쪽으로 갈라진 열매 안에 우산털 달린 씨앗들이 수도 없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바람 타고 멀리 날아가서 그런가 보다. 먼 여행이라면 박주가리가 왕나비 못지않은 거다.
후배가 박주가리 꽃을 보더니 불가사리처럼 생겼다고 했다. 뒤로 말린 꽃잎 다섯 장이 불가사리를 많이 닮아 있다. 친구는 박이 열리냐고 묻는다. 열매가 갈라지기 전에는 표주박 모양이고 새박덩굴이라고도 부르니 그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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