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Hydrangea macrophylla Ser. 수국과 수국속 낙엽 활엽 관목


절 앞에서 누가 그런다. 불두화가 아직 있네? 근데 수국이다. 불두화든 수국이든 절에서 많이 심는다. 꽃 모양이 부처님 나발처럼 생겼다고 해서다. 불두화는 부처님 태어난 초파일, 그러니까 5월에 꽃이 펴서 그랬던 거다.

수국은 불두화보다 늦은 초여름에 펴 가을바람 불어올 때까지 꽃을 달고 있다. 수많은 꽃이 둥글게 모여 있다고 보이지만 사실 꽃은 아니다. 헛꽃이다. 수국은 꽃이 보잘것없어 꽃받침을 꽃처럼 만들어 곤충을 불러 모은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도 했다. 없으면 없는 대로 그럭저럭 살아 나갈 수 있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 그런 수국이 요즘 예식장에서 빠지지 않는다. 수국꽃이 화려해서 그럴 터이다.

그렇지만 수국은 진짜 꽃보다 헛꽃이 많다 보니 열매를 거의 맺지 못한다. 예식장에서 보는 수국은 진짜 꽃을 아예 없애고 헛꽃만 만들었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일이다. 결혼하면 자연스럽게 아이 낳은 시대가 아니라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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