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검은색
제 이름을 갖기 전까지 꽤나 고초가 있었던 병아리꽃나무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4.01.17 09:00 | 최종 수정 2024.01.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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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열매만 보고서 선뜻 이름을 불러주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병아리꽃나무를 단박에 알아봤다. 열매 1개가 떨어져 나가 아쉬웠으나 4개 나란히 모여 있으면 검정 브로치 같다. 휑한 가지에 검은 진주처럼 빛나고 있었던 거다.
병아리 떼 쫑쫑쫑, 이름부터 예쁜 병아리꽃나무다. 마치 병아리가 봄나들이 나선 듯 4월부터 순백색 꽃이 핀다. 깊게 주름진 잎은 진녹색, 가늘게 휘어진 줄기는 청록색이다. 검게 익은 열매는 봄까지 달려 있으면서 병아리가 되어간다.
병아리꽃나무가 제 이름을 갖기 전까지 꽤나 고초가 있었던 모양이다. 병아리꽃나무는 식물 분류상 1속 1종이고 우리나라 자생종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무척 귀한 집 자손인 셈이다.
처음에는 황매화속이었다. 황매화는 꽃잎이 5장인데 병아리꽃나무는 4장이라 병아리꽃나무속으로 독립했다. 그때만 해도 이름을 황매화 닮았다고 썼다. 그런데 덩굴성이라는 더 오래된 이름이 있었다. 이름과 달리 팔자가 제법 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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