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문파(文派), 이재명 흔들다 폐족될 수도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07.02 13:42 | 최종 수정 2021.07.02 23:38 의견 0

이번 한 주는 대선 슈퍼위크였다.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반문재인 전선’에 선봉에 서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출마 선언을 했다. 얼굴만 가렸으면 운동권 출신의 출사표를 연상케 할 정도로 강도 높게 현 정권을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틀 뒤 여권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출마 선언을 했다. 이로써 여야 대선 메이저리그 뛰는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무대에 나서면서 뒤를 쫓는 군소 잠룡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여당의 경우 반이재명-친문 단일후보를 내세워 이 지사를 공략하고 있다. 일단 정세균-이광재 두 선수가 단일화 시동을 걸었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그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5%도 안 되는 후보끼리 하는 단일화라는 게 흥행의 한계가 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또 친문 후보를 자청하고 있는 이낙연, 김두관, 추미애 등과 단계별 단일화를 통해 흥행과 역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종 친문 후보가 누가 될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이 지사와 1대다(多)보다 1대1 구도가 어느 정도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겠지만 새로운 인물이 부재해 역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미 여의도에서는 윤석열과 이재명이 본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는 인사들이 많다. 여야 합쳐 20여 명에 달하는 대선 후보가 즐비한데 추가로 나올 만한 인물도 부재하고 시간도 촉박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럴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진영은 당연히 친문이다. 친문 적자가 출현해 이재명 지사를 꺾고 대선 후보가 돼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선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난 지방선거 때처럼 친문 전해철 경기도지사 후보를 꺾고 민주당 후보가 된 이재명 후보를 ‘혜경궁 홍씨’로 흠집 내면서 “차라리 남경필을 찍겠다”고 할 수도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렵사리 민주당 후보가 됐을 때 지지율이 낮다고 당내 반노비노 의원들이 뭉쳐 ‘후단협’을 결성해 흔들었다가 이후 몰락의 길을 겪은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후단협 멤버였던 민주당 김민석 의원의 경우 여의도 복귀하는 데 근 20년이 걸렸다.

그렇다면 친문으로선 마지막 카드로 친문 정당인 열린민주당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대선 후보를 탑재해 이재명 지사와 단일화를 추진하려 할 수 있다. 소위 여권 단일화다. 하지만 이도 쉽지 않다. 우선 후보가 없다. 굳이 찾으면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조국 전 법무부장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정도인데 실제로 출마 가능성이 매우 낮다.

설령 이 중 한 명이 우여곡절 끝에 출마를 한다고 해도 민주당은 친문 대 이재명계로 나뉘어 쪼개질 공산이 높다. 두 번째는 이 지사의 지지율이 야권 후보에 비해 커다란 격차로 벌어져야 한다.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도 낮다. 결국 억지로 만든 친문 후보는 민주당 분열의 씨앗이 돼 ‘국민의힘’이 정권 재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결국 남은 것은 ‘쿨’하게 경선에서 패하면 이재명 지사를 흔들지 말고 적극 지원하는 게 민주당 지지자로서 도리다. 뭐 피하려다 뭐 만난다는 속담처럼 이재명 지사 흔들다 ‘무사’이자 ‘칼잡이’인 윤석열 전 총장이 있는 국민의힘이 정권을 가져갈 경우 친문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당장 정권교체 세력은 전 정권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해 난도질할 공산이 높다.

‘이재명 불가’를 외치고 있는 강성 친문 후보와 당원들은 경선연기론을 주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어 이들은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경선룰을 가지고 이재명 지사를 또 다시 흔들 공산이 높다. 이마저 실패할 경우 당 밖에서 친문 후보를 만들어 여권 단일화도 추진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친문 전체가 차기 정권을 누가 잡든 간에 찬밥 신세를 넘어 ‘폐족’(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됨)까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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