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陽氣)에 좋고 백발을 흑발로 변하게 하며 초롱의 등심(燈心)에 익힌 것(煮)이 제일 맛있고 양사(陽事)에 좋다.
명나라 본초학자 이시진이 엮은 약학서 <본초강목>에는 한자로 ‘이추(泥鰍)’ 또는 ‘추어(鰍魚)’라고 부르는 미꾸라지의 효능을 이렇게 정리했다. 또한, 조선시대 의관 허준이 편찬한 <동의보감>에도 미꾸라지를 ‘추어(鰍魚)’라 일컬으며 “성(性)이 온(溫)하고 미(味)가 감(甘)하며 속을 보(補)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 마디로 ‘정력(精力)’에 좋다는 뜻이다.
원기회복 보양식 대표 주자 ‘추어탕’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부터 맛이 나는 추어탕은 단백질, 칼슘, 무기질이 풍부해 여름내 더위로 잃은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보양식이다.
하지만 추어탕은 한국인 중에도 ‘못’ 먹거나 ‘안’ 먹는 사람이 꽤 있을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 중 하나다. 아마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고 끓인 ‘서울식’ 추어탕을 보고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반면 서울식과 달리 삶아낸 미꾸라지를 갈아 넣는 ‘남부식’은 시각적 거부감이 덜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그러므로 각 지역마다 식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대표 추어탕집이 있기 마련이다.
40년 전통 ‘박씨네추어탕’ 명성 이어
고양시에서는 덕양구 대자동에 자리한 ‘박씨네추어탕’을 빼놓을 수 없다.
고양시에 자리하고 있지만, 식당 간판에는 ‘김포 박씨네추어탕 벽제점’으로 되어 있다. 이는 김포에서만 40년 넘게 추어탕 맛집으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한옥마을 박씨네추어탕’의 분점이기 때문이다. 김포 본점은 창업주의 큰딸이, 그리고 이곳 벽제점은 둘째딸과 사위가 운영하고 있다. 분점이라고 하지만 이곳 벽제점도 30년 넘게 가업을 잇고 있다.
깔끔하고 담백한 ‘어머니의 손맛’ 구현
‘박씨네추어탕’은 김포 본점과 마찬가지 전통방식으로 미꾸라지를 큰솥에 5시간 동안 푹 고아 채에 걸러 밭쳐서 탕을 만들어 상에 올린다.
곽희정 대표는 “남부지방 대표로 꼽을 수 있는 남원 추어탕은 걸쭉한 국물이 특징인 반면, 우리 추어탕은 담백하고 고소하다”면서 “어릴 때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라고 자평했다.
실제 무겁고 걸쭉한 추어탕에 익숙한 사람들도 박씨네추어탕을 맛본 후에는 “담백하고 깔끔한 매력이 있다”며 ‘엄지 척’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가마솥에 끓이는 추어탕 맛 ‘일품’
박씨네추어탕 대표 메뉴는 ‘가마솥추어탕’이다. 추어탕을 가마솥에 담아 식탁 위에서 끓여 먹는 방식이다. 보통은 사람 수대로 뚝배기에 따로 담아내지만, 여기는 주문 인분을 한꺼번에 끓여 덜어 먹는 식이다.
한 가지 더, ‘누룽지가마솥밥’도 눈에 띈다. 가마솥밥은 주문과 동시에 밥을 안치기 때문에 밥이 되는 ‘7분’ 동안 조바심 섞인 인내가 필요하다. 특히 항암효과와 당뇨에 좋다는 강황을 첨가하기 때문에 가마솥 뚜껑을 열면 노란빛의 구수한 밥을 만날 수 있다.
곁들임 반찬도 정성과 영양 가득
‘박씨네 추어탕’은 주인공인 탕뿐만 아니라 곁들여 내놓는 반찬들도 눈길을 끈다. 곁들임 밑반찬으로 강화순무김치와 밴댕이젓갈 등이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강화도 특산물인 순무김치는 ‘톡’ 쏘는 독특한 맛으로 유명하고, 밴댕이젓갈은 탱글탱글하고 짭짤한 맛이 ‘밥도둑’으로 손색이 없다. 이외에도 ‘무심’하게 내어주는 물김치는 계속 리필을 청하게 하는 맛이다. 물론 이 모든 밑반찬은 직접 담가 내놓는 정성을 담고 있다.
그리고 추어탕뿐 아니라 추어튀김, 추어탕수육도 빼놓을 수 없는 일품요리라 할 수 있다.
2대째 이어가는 손맛, 고양시 맛집 ‘우뚝’
고양시에서 30여 년을 이어온 ‘박씨네추어탕’은 단골손님뿐 아니라, 최근에는 방송과 SNS를 보고 젊은 층도 많이 찾고 있다. MBC ‘생방송 오늘 저녁-운명의 맛남, 추어숙회’로 소개되고,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맛집으로도 명성을 얻은 지 오래다.
곽희정 대표는 “고양시에서 추어탕 단일 메뉴로 30여 년간 손님들을 만나왔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예전만 못하다”면서도 “매장에서 직접 식사를 못하는 손님들이 포장해 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짠하면서도 우리 본연을 맛을 계속 지켜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전 같지 않은 일상으로 면역력과 기력이 떨어진 요즘, 가족과 함께 뜨끈한 보양식 ‘추어탕’ 한 그릇이 생각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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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네추어탕’에는 추어탕 본연의 맛 외에 또 하나의 각별한 맛이 더해진다. 바로 ‘행복’의 맛이다. 그 ‘행복’은 오랜 고통 끝에 얻어진 것이니 그야말로 ‘고진감래(苦盡甘來)’가 아닐 수 없다. 박씨네추어탕 벽제점을 운영하는 이행복·곽희정 부부는 ‘행복건강부부강사 제1호’로 불린다. 용기 있게 암을 극복하고 다양한 방송출연과 강연·출판 등을 통해 주변에 끊임없이 건강과 행복을 전파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곽희정 대표가 암 진단을 받았지만 애틋한 부부애로 마침내 암을 극복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건강법과 부부소통법 등을 강의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왔다. 2017년엔 투병생활 경험과 암 예방법을 담은 책 <암에 걸린 지금이 행복합니다>를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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