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장수의 비결-The Secrets of Living Longer>을 특별기획기사로 게재했다.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그리스 이카리아, 일본의 오키나와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마린다, 코스타리카의 니코야(한국판에서는 담양-곡성-구례-순창 네 곳을 장수벨트로 소개했다) 이곳을 책은 ‘블루존’이라고 불렀다. 병 없이 오래 활동하며 행복하게 사는 곳. 대략 9가지 정도의 공통점이 있으니, 이른바 파워나인!
1.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농사를 짓고, 살림을 하고, 자주 걷고.
2. 소명의식. 목적의식적인 삶.(아침에 일어나면서 설레는가?)
3. 스트레스 관리. 달리기든, 샤워하며 음악 듣기든, 편안한 친구와의 대화든.
4. 소식. 배고픔이 가시면 먹기를 멈춘다. 배불러도 먹는 우리 이웃은 얼마인가?
5. 고기를 적게, 채소와 과일을 더 많이. 생선은 더 자주, 붉은고기는 덜.
6. 술은 적당히 하루 1-2잔. (와인 한두 잔이 좋다는 이야기가 배경이다)
7. 공동체에 소속된다. 친구, 취미모임, 정당이거나 계속 자신의 일 동료이거나.
8. 가족과의 시간을 우선시. ‘저녁 있는 삶’이란 구호는 그간의 정치 구호 중 최고다.
9. 건전한 사회적 네트워크. 우리는 물든다. 향 싼 종이거나 생선을 싼 종이처럼.
위 블루존의 습관 중 첫 번째로 꼽힌 것은 그들이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집안일을 하는 여성들이 바깥서 일하는 남성들보다 왜 평균 6~10여년씩 더 사는지 알려준다. 하루 세 번의 밥을 차려내고, 끊임없이 처리할 수밖에는 없는 설거지와 빨래 그리고 청소와 같은 일은 몸을 움직이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들이다. 헤겔은 “노예가 밭 갈고, 집안 일 하고, 물건 고치고, 이런저런 대소사를 처리하면서, 나중에는 주인보다 더 많이 세상에 대해서 앎으로서 주인의 주인이 되는” ‘노예의 변증법’을 이야기했었다. 그러니 살려는 자, ‘살림’부터 손에 잡을 일이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 요리하고, 빨래를 개고 청소기를 잡고, ‘음쓰(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현관문을 열고 밖에 나가는 남자 어르신은 적다. 이것부터 다시 아내의 손에서, 자식들의 손에서, 혹은 요양사의 손에서 되찾아오시라. 아직 해보지 않았고, 하실 수 있는 일이라면, 가장 먼저 그걸 하시라. 가정의 평화와 더불어 나의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4번, 5번, 6번도 모두 살림을 통해서 내가 통제 가능한 일이다. 스스로 적게 먹고, 물을 많이 마시라. 고기를 줄이고, 채소와 견과류를 더 많이 챙기라. 이렇게 하는 것이 영양제를 한 줌씩 먹는 것과 견줄(돈도 훨씬 더 적게 들어갈 수 있다)만하다. 요리는 그중 으뜸이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긴 여정이 필요하다. 먼저 싸고 신선한 재료를 사기 위해 장을 보아야 한다. 다음 재료들을 씻고 다듬어야 한다. 요리와 조리를 하는 과정 다음에는 담고 먹고 또 치우는 과정이 남았다. 설거지와 음쓰를 버리는 일까지 하면, 한 끼 밥을 먹는다는 일이 엄청한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동안 이걸 해준 이들에게 고마움이 든다. 그 고마움이 힘든 노년의 시기를 넘어갈 지도와 나침반, 등산 여정 중의 초코바가 된다.
최근 한 카드사에서 늙은 남자들과 늙은 여자들의 동선을 분석했다. 여자들은 시장과 마트와 백화점에, 남자들은 산과 도서관에 다수 포진했다. 그러니 서로 다른 곳에 가보시라. 남자들은 시장에 가고, 다음 집에 와 부엌에 꼭 들어 용무를 만드시라. 시장 가기 전, 핸드폰을 열어 검색하시라. 오늘의 간단요리! 집안의 평화와 안녕이 거기서부터 깃들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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