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승인
2022.08.18 07:55 | 최종 수정 2022.08.1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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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아저씨’는 이미 알고 있었다. 매번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해 깨진 달고나 조각을 든 채 울상 짓기 일쑤였던 내가 그토록 완벽하게 ‘새’ 모양을 떼어낸 비결을. 좌판 앞에 몰려 앉은 조무래기들 사이에서 새 판을 받은 나는 슬그머니 뒷걸음질 쳐 골목 안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쓰레기통 옆에 쪼그리고 앉은 뒤 집에서 준비해온 바늘 끝에 열심히 침을 묻혀가며 조심스레 ‘새’ 모양을 떼어냈던 것이다. 다시 자리로 돌아온 내가 의기양양하게 ‘새’ 조각을 내밀었을 때, 아저씨의 입가에는 살짝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었을 법한 아저씨는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무릇무릇 잘 익은 달고나 한판을 척하니 철판 위에 올려놓더니, 이번에는 ‘별’ 모양 형틀로 있는 힘껏 눌러 내게 건네주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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