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승인
2022.09.01 09:00 | 최종 수정 2022.09.0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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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숨소리를 들어보렴. 삼촌은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아무런 이유도 대지 않은 채 낙향한 삼촌은 하루 종일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그러다가 해거름이 되어서야 뒷동산에 올라 이슥하도록 하모니카를 불어댔다. ‘메기의 추억’이거나 ‘솔베이지의 노래’거나, 구슬픈 하모니카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공연히 눈물이 났다. 한 계절이 지난 후 삼촌은 하모니카만 남겨놓은 채 다시 서울로 올라갔고, ‘돈 벌러 미국으로 갔다더라’ ‘행려병자가 되어 떠돈다더라’ 간간이 이어지던 소문조차 언제부터인가 끊겨버렸다. 남겨진 삼촌의 하모니카를 볼 때마다 나는 괜스레 눈물이 났다. 나의 슬픈 사연을 들어보렴. 하모니카는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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