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도덕경】 80. 小寡 (소과) : 무릉도원

김규철 서원대학교 교수 승인 2022.09.28 09:01 의견 0

(1) 도덕경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격언집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2) 한글 위주로 읽기를 바랍니다.

(3) 읽는 도중에 나오는 도를 아는 사람, 도가 있는 사람, 성인, 통치자, 지도자, 왕 등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나’로 치환하여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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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小寡 (소과) : 무릉도원

小國寡民。(소국과민.)

나라를 작게 하고 백성을 적게 하여,

使有什佰之器而不用, (사유십백지기 이불용,)

여러 가지 좋은 기구가 있음에도 사용할 필요가 없게 하고,

使民重死而不遠徙。(사민중사 이불원사.)

백성들에게 자신의 목숨을 중요하게 여기게 하고, 멀리 타향으로 이주할 필요가 없게 한다.

雖有舟輿, 無所乘之; (수유주여, 무소승지;)

배나 수레는 있지만 이용할 필요가 없게 하고,

雖有甲兵, 無所陳之。(수유갑병, 무소진지.)

무기와 장비는 있지만 전쟁에 쓸 일이 없게 하며,

使人復結繩而用之。(사인부결승이용지.)

백성들을 다시 먼 옛날처럼 (매듭으로 문자를 대신하던) 자연 상태로 살아가게 하여,

甘其食, 美其服, (감기식, 미기복,)

향긋하고 맛있는(담백한)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소박한) 옷을 입고,

安其居, 樂其俗。(안기거, 낙기속.)

편안하고 안정된 거처에 거주하고, 자신들의 풍속을 즐기며 살 수 있게 한다.

隣國相望, (인국상망,)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서로 바라볼 수 있고,

鷄犬之聲相聞, (계견지성상문,)

닭과 개의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지만,

民至老死, 不相往來。 (민지로사, 불상왕래.)

백성들이 살아서 죽을 때까지 왔다 갔다 시달릴 일이 없게 한다.

하재열 사진작가의 심상

우리는 이렇게 이해했다.

★★★ 무릉도원처럼 작은 나라에서 다툼 없이 사는 행복

여기서의 소국과민을 곧이곧대로 이해하면 미궁 속에 빠진다. 어렵다. 무릉도원을 연상하며 읽으면 이해가 쉽다. 무릉도원은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말로, ‘이상향’, ‘별천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중국 진(晉)나라 때 호남(湖南) 무릉의 한 어부가 배를 저어 복숭아꽃이 아름답게 핀 수원지로 올라가 굴속에서 진(秦)나라의 난리를 피하여 온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하도 살기 좋아 그동안 바깥세상의 변천과 많은 세월이 지난 줄도 몰랐다고 한다. 바로 그 무릉도원을 연상하는 것이다.

어쩌면 노자의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찌 이런 세상이 있겠냐마는 누구나 자신만의 이상향을 그리며 사는 것은 필요하다. 꿈이 있는 자, 언제나 살아있을 수 있다. 도가 무엇인지 알 필요도 없고, 출세할 필요도 없고, 적의 침입 때문에 힘을 기룰 필요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꿈 말이다. 분쟁으로 시작하여 분쟁으로 생을 마감했던 노자가 살던 시대에 생각할 수 있는 이상향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삶보다, 스스로의 분수에 맞는 삶에 만족하며 소박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행복이 아닐까 싶다.

<글쓴이>

김규철 /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hohoqc@naver.com

총니(丛妮) / 서원대학교 국제학부 조교수

nini5832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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