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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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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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조용히 쌀을 일고 계셨다. 평소에 눈이 어두워 바늘귀를 꿰기에 애를 먹는 어머니였지만 어둑한 아궁이 곁에서 용케도 뉘를 찾아내시는 것이었다. 서걱이는 쌀과 일렁이는 뜨물, 그것이 바로 복(福)이었다. 굶지 않을 만큼의 쌀만 있다면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지 않은가. 그까짓 뉘나 티 따위가 대수일 것인가. 새벽 찬공기는 자꾸만 어머니의 손을 곱게 했지만 아직 일 수 있는 쌀이 있어 어머니는 따뜻했다. 근하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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