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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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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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를 다니는 내가 신문배달을 해보겠다고 나섰을 때, 어머니는 기특함보다 걱정이 앞섰을 것이다. 더구나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춥기까지 했다. 마치 미라처럼 몇 겹의 두툼한 옷들로 온몸을 감싸고 털모자까지 뒤집어썼건만 코끝으로, 손끝으로, 발끝으로 파고드는 혹한에는 견딜 재간이 없었다. 채 반도 돌기 전에 어린 신문배달 소년은 동태가 되어가고 있었다. 옆구리에서 신문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소년은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왜 그렇게 서러웠는지 모른다. 눈물에 콧물까지 얼어붙은 얼굴을 어머니가 안아주었을 때, 설움은 마침내 통곡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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