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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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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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그날 교정에는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다. 삼삼오오 떼 지어 사진 찍기에 바쁜 아이들 틈을 빠져나와 운동장 한쪽의 커다란 플라타너스나무 아래 섰다. 이 나무 아래서 때론 꿈을 꾸고, 때론 눈물을 훔치기도 했으며,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먼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었다. 한참이나 나무를 올려다보던 나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힘껏 나무 끝으로 날려 보냈다. 높이 솟구친 모자는 나무 우듬지에 걸려 내려오지 않았다. 대신 그때까지 가지 끝에 겨우 매달려 있던 플라타너스 열매 하나, ‘툭’ 하니 발치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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