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로 세상읽기】봄은 어김없이 온다 --미술가들의 다양한 관점

김위영 산업번역 크리덴셜 대표 승인 2023.02.20 14:43 | 최종 수정 2023.02.21 09:04 의견 0

I am almost 83 years old, I will die. The cause of death is birth. The only real thing in life are food and love, in that order, just like our little dog Ruby, I really believe this and the source of art is love. I love life. --David Hockney, Spring cannot be cancelled, P116

나는 거의 여든세 살에 가깝고 언젠가는 죽게 될 것이다. 죽음의 원인은 탄생이다. 삶에서 유일하게 진정한 것은 음식과 사랑이다. 내 강아지 루비에게 그렇듯이 바로 그 순서대로이다. 나는 이 점을 진심으로 믿는다. 예술의 원천은 사랑이다. 나는 삶을 사랑한다. - 데비드 호크니 <봄은 어김없이 온다> 중에서

미술가들은 세상을 보고 나름대로 해석하여 그림을 그린다. 그림은 미술가가 오랫동안 생각하고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을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이런 그림도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물론 어떤 미술가들의 그림이 시대를 앞서가기도 한다. 현대미술은 작가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 작가의 생각이 중심이 된다는 특징이 있다. 자신의 생각하는 바를 자신의 독특한 다양한 방식에 따라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술과 다른 분야가 접목되는 작품도 출현하며, 관찰자는 자유롭게 상상과 해석으로 감상할 수 있다.

현대의 대표적인 화가인 프랑스에 거주하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봄은 어김없이 온다>라는 대담집을 발간했다. 아무리 혹독한 겨울일지라도 시간은 흘러 나뭇잎이 돋고 꽃을 피우며 봄은 다시 찾아오는 것이 자연의 순리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예술이 파괴하는 충격을 주는 현대미술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 수지 호지의 저서와 미국서 활동했던 화가 필립 거스턴의 생각을 담아 본다.

◆ <Spring Cannot be Cancelled(봄은 어김없이 온다, 2020)>

영국 출신으로 프랑스에 거주하는 화가 David Hockney(데이비드 호크니, 1937~ )는 코로나 시대에 오랫동안 교류한 친구인 미술평론가 Martin Gayford(마틴 게이퍼드, 1952~ )와 대담을 나눈 저서를 출판했다. 호크니가 말했듯 예술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 호크니가 반세기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것도 멈추지 않는 호기심과 실험으로 창작된 작품의 변화일 것이다.

It seems to me that it is often artists who alter the storyline in those histories, by doing something fresh that takes us to a different place from which the view of everything else is transformed. --P11

나는 예술가들이 종종 역사에서 줄거리를 바꾼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어떤 신선한 작업을 통해서 그 밖의 다른 것들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변화시키고 전혀 다른 곳으로 안내한다.

‘Everything’, he declared later, ‘is subject to metamorphosis, everything changes according to circumstance. So when you ask me whether a particular form in one of my paintings depicts a woman’s head, a fish, a vase, or a bird, or all four at once, I can’t give you a categorical answer.‘ --P46

’모든 것이 변형의 주제이다. 모든 것은 환경에 따라 변한다. 나의 어느 한 작품 속 특정한 형태가 여성의 머리나, 물고기, 병, 새 또는 이 네 가지 모두를 한꺼번에 묘사한 것인지를 묻는다면 나는 단정적 회답을 줄 수 있다‘고 그는 나중에 선언했다.

That’s why I always against communism: people telling you that you should sacrifices the present for the future because it’s going to be terrific. But how do they know it’s going to be terrific? Nobody knows. You have to live in the here and now. It’s the now that’s eternal. --P61

이것이 내가 항상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이유이다. 사람들은 당신에게 아주 멋진 미래가 오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래가 굉장할지를 그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누구도 알 수 없다. 지금 여기서 살아야 한다. 영원한 것은 지금이다.

An artist that good doesn't really go on repeating themselves in old age; they are forever doing something new. Late Picasso is fantastic! He is still influencing me. --P72

훌륭한 미술가는 말년에 자기 자신을 복제하지 않는다. 그들은 영원히 새로운 작업을 한다. 노년의 피카소는 환상적이다. 그는 지금도 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I intend to carry on with my works, which I now see as very important. We have lost touch with nature, rather foolishly as we are a part of it, not outside it. --P116

나는 작업을 계속할 작정이다. 지금 시점에서 내 작업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자연과 유리되어 있다.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는 자연과 별개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이다.

I think there's a pleasure principle in art. Without it, art wouldn't be there. You can almost drain it away, but it still has to be there. It's like in the theatre. Entertainment is a minimum requirement, not a maximum. Everything should be entertaining. --P116

나는 예술에 즐거움의 원칙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원칙이 없다면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예술을 거의 소멸시킬 수도 있겠지만 예술은 여전히 존재해야 한다. 그것은 극장 관람과 유사하다. 여흥은 최대가 아니라 최소한의 요건이다. 모든 것은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The world is very, very beautiful, but you've got to look hard and closely to notice that beauty. That is something in which art and artists specialize. --P122

세계는 아주아주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열심히 그리고 자세하게 보아야 한다. 이것이 미술과 미술가들이 전문화해야 할 일이다.

Time and scale are relative, especially in pictures. You could make a big image of a small splash, and vice versa. Likewise, the time it takes to depict something bears little relation to how rapidly it is moving or changing. --P190

시간과 규모는 상대적이다. 특히 그림에서는 더욱 그렇다. 작은 물방울을 큰 이미지로 만들 수 있고 반대의 경우 역시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대상을 묘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상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거나 변화하는 것과 거의 무관하다.

I have to paint. I’ve always wanted to paint; I’ve always wanted to make pictures from when I was tiny. That’s my job I think, and I’ve gone on doing it for over sixty years. I’m still doing it, and I think they are still interesting as well. --P202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항상 그림을 그리고 싶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이 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60년 이상 그림을 그려 왔다.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 여전히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On flows the river ceaselessly, nor does its water ever stay the same. The bubble that float upon its pools now disappear, now form anew, but never endure long. And so it is with people in this world, and with their dwellings. --P211

강은 끊임없이 흐르기에 강물은 항상 그 상태로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다. 웅덩이에 떠 있는 거품은 이제 사라지고 지금 새롭게 생겨난다. 하지만 결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세상 사람들과 사는 터전도 마찬가지이다.

We’ve realized that next year, during March, April, and May, we don’t want any visitors because that’s the most active time. Next spring, I think I might concentrate on the cherry tree. Just draw it every day. Once the little changes begin, I could probably draw it every day. --P262

우리는 내년 3월부터 5월까지는 방문객을 맞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가장 왕성한 활동이 일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내년 봄에는 벚나무에 집중할 것 같다. 그저 매일 벚나무를 그리는 것이다. 일단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벚나무를 매일 그릴 것이다.

All major artists teach us how to see the world in a fresh way. Hockney certainly does that, but he is a rarer in the degree of clarity with which he does so, and consequently in his ability to cut through. --P268

모든 중요한 예술가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호크니는 분명 그렇다. 하지만 그는 세계를 새롭게 보는 방식의 명확성에서, 그리고 결과적으로 돌파하는 능력에서 더욱 보기 드문 사람이다.

Like other notable artists, especially the ones who keep going and growing, he is teaching us a lesson not only in how to see, but also in how to live. --P 269

다른 유명한 예술가들, 특히 계속해서 작업하고 성장하는 예술가들처럼 그는 우리에게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뿐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교훈을 준다.

◆ <Art Quake: The most disruptive works in modern art(미술이 주는 파장: 현대미술에서 가장 파괴적인 작품, 2021)>

영국의 작가, 미술평론가, 미술사학자인 Susie Hodge(수지 호지, 1960~ )는 1850년부터 현재까지 인상주의부터 입체주의, 다다이즘,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미디어아트,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참여형 예술까지 미술세계를 뒤흔든 현대미술, 동시대 미술 50점의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Since ancient times, art has always evolved and changed. New technologies and materials, changing beliefs, fresh ideas and political, social, economic and cultural developments all affect the ways in which people express themselves. And at different times in different parts of the world, artists have created art in certain way for specific reasons. --P6

고대부터 미술은 언제나 진화하고 변화했다. 새로운 기술과 재료, 변화하는 신념과 신선한 이념, 그리고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발전이 모두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또한 다양한 시대와 장소에 속한 작가들이 일정한 방식으로 작품을 창조한 데는 저마다 특정한 이유가 있었다.

Art is always affected by its own society, as artists often—whether deliberately or unintentionally— reflect what is going on around them, and most artists, even in small ways, naturally seek to be original. --P7

미술은 언제나 그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 왜냐하면 예술가는 종종 의도적이든 아니든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반영하고, 대부분의 예술가는 작은 방식이라도 자연스럽게 독창적인 것을 찾는다.

Every act of creation is first an act of destruction, Pablo Picasso. --P46

모든 창조행위는 처음에 파괴행위이다. -파블로 피카소(1881~1973)

The new art movements that developed in the mid-to late nineteenth and early twentieth centuries, such as Realism, Impressionism, Post-Impressionism, and Neo-Impressionism had initially shocked critics and the public with unexpected styles of art that broke from traditionally recognized methods and approaches and that appeared irreverential. However, they were nothing compared with what was to come. --P50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신인상주의와 같은 19세기 중후반과 20세기 초에 발달한 새로운 미술운동은 처음에는 평론가와 대중을 충격을 주었다. 그러한 예기치 못한 미술양식은 전통적으로 인정된 방식과 접근법에서 이탈한 것이었고 불경스럽게 보였다. 하지만 그것들은 다가올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All art is a reflection of its own society. As society changes, art changes with it, not necessarily mirroring it, but responding to the changes and translating them. --P62

모든 예술은 그것이 속한 사회를 반영한다. 사회가 변함에 따라 예술도 함께 변하며, 반드시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더라도 사화의 변화에 반응하고 그것을 해석한다.

Developments in art never linear. They can occur simultaneously in different places, or at different times in the same places. Sometimes new developments occur in reaction to other art styles and movements, and sometimes they extend or build on ideas that were started by other artists. --P86

미술의 발전은 결코 선형적이지 않다.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고,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기에 발생할 수도 있다. 새로운 발전은 가끔은 다른 미술 양식과 운동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나고 다른 예술가들이 시작한 아이디어를 구축하거나 확장한다.

As the internet became universal, the last decade of the twentieth century saw the increase of photography, video and digital art. What had been accepted as art for so long changed radically, as traditionally painting and sculpting was no longer the ‘norm’. --P162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20세기의 마지막 10년에는 사진, 비디오, 디지털아트가 증가했다. 오랫동안 미술로 인정받았던 것이 급격히 바뀌었다. 전통회화와 조각은 더는 ‘표준’이 아니었다.

Art is not about explanations. It’s about opening up possibilities. Advertising, just like religion, tries to tell the truth. Art, instead, should try to tell lies. Maurizio Cattelan, --P183

예술은 설명이 아니라 가능성을 여는 것이다. 광고는 종교와 마찬가지로 진실을 말하려 한다. 하지만, 예술은 거짓을 말하려 해야 한다. -마우리치오 카텔란(1960~ )

◆ <I Paint What I Want to See(보고 싶은 것을 그린다, 2022)>

러시아 이민자의 아들로 캐나다에서 출생한 미국의 화가이자 판화제작자인 Philip Guston(필립 거스턴, 1913~1980)은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파시즘, 미국의 정체성을 작품에 표현했다. 본서는 거스턴의 글과 인터뷰 및 도상학, 추상화, 형이상학, 신비주의, 그림과 소묘의 본질에 대한 예술가의 가장 예리한 성찰을 담고 있다.

To paint is always to start at the beginning again, yet being unable to avoid the familiar arguments about what you see yourself painting. The canvas you are working on modifies the previous one in an unending, baffling chain which never seems to finish. --P27

그림은 그리는 것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만,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느냐는 친숙한 논쟁을 피할 수 없다. 당신이 작업하는 캔버스는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끊임없고 당혹스런 사슬로 이전 그림을 수정한다.

The world is filled with multitudinous forms. I really am looking for one form, a static form, from which the multittudinous forms come anyway. Like that bulging book we’re looking at. --P140

세상은 수많은 형태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정말로 다양한 형태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형태, 정적인 형태를 찾고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불룩한 책처럼 말이다.

I think about death. That is to say, I don’t mean about me physically dying, I don’t mean that, but about forms that absolutely don’t move at all, that are just dead forms. --P143

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말하자면, 내가 육체적으로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전혀 움직이지 않는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죽은 형태이다.

If I speak of having a subject to paint, I mean there is a forgotten place of being and things, which I need to remember. I want to see this place. I paint what I want to see. --P153

내가 그릴 대상이 있다고 말한다면 내가 기억해야 할 존재와 사물이 잊힌 장소가 있다는 의미이다. 나는 이 장소를 보고 싶다. 나는 보고 싶은 것을 그린다.

◆ 예술도 세상이 변화하면서 진화한다

화가도 시대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를 벗어난 활동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신념을 필요로 한다. 더불어 함께 사는 동시대를 초월하는 상상과 생각으로 시대를 선도하는 화가들도 많이 있다. 특히 수지 호지의 저서에 소개된 기라성 같은 50여 명의 작가들의 작품은 세상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사회를 변혁시킨 작품들을 내놓았다. 이처럼 화가도 세상을 자신의 방법으로 이해하여 표현한 그림으로 세상을 변혁시키고 있다.

현재도 예술은 끊임없이 세상이 변화면서 진화가 진행 중에 있다. 차갑고 냉정한 사회의 모순을 직시하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예술가들의 비판능력과 견해는 대중들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응원해야 한다. 예술이 사회현상을 반영하고 개선하기 위한 창작활동은 세상을 변혁하여 좀 더 인간다운 참다운 세상을 만들려는 노력이자 사람을 사랑하는 애정이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상상력과 생각을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표현하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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