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로 세상읽기】위기에 처한 세계경제

김위영 산업번역 크리덴셜 대표 승인 2023.03.26 23:21 | 최종 수정 2023.03.27 01:38 의견 0

The world is facing at least ten megathreats. Over the next couple of decades, they will lead to a titanic collision of economic, financial, technological, environmental, geopolitical, medical, and social forces. Any one of these is formidable. If they converge, the consequences will be devastating. To solve them necessitates a quantum adjustment for everyone on earth. --Nouriel Roubini, Megsthreats, P273

세계는 적어도 10개의 초거대 위협에 직면해 있다. 향후 20년 안에 이 위협들은 경제, 재정, 기술, 환경, 지정학, 의료, 사회적 힘의 거대한 충돌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들 어느 하나도 엄청난 위협이다. 만일 이런 위협이 수렴된다면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 이들을 해결하려면 지구상 모든 사람을 위한 미세한 조정을 필요로 한다. --누리엘 루비니 <초거대 위협> 중에서

2022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 미·중간의 긴장고조,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고금리정책의 여파로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 등 세계경제의 미래가 암울하다. 세계경제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이후로 지금까지 75년간 이상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등 국지적인 전쟁 이외에 별다른 충돌 없이 ‘대평화’ 시대를 이룩했다. 미국이 세계평화의 국제경찰 역할을 하고, 1990년 이후에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경제가 부흥하여 대부분 국가들이 기아선상에서 벗어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한국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기아선상에서 원조에 의존하던 경제가 후진국에 원조를 제공하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가장 큰 기여가 미국의 경제정책에 발 빠르게 적응한 결과였다.

이런 세계경제가 미국의 ‘Shale Oil:셰일오일’의 발견 이후로 미국의 석유공급이 안정화되면서 석유 공급지인 중동 지역에 대한 개입이 약화되고 트럼프 이후로 미국 기조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하면서 앞으로 세계경제를 어둡게 하고 있다.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증대, 탈세계화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확대, 인공지능의 학습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온난화 진행과 기후변화, 부채의 증가로 인한 거품경제의 붕괴 등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미국이 세계경찰 역할을 축소하며 전 세계가 정치적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여 지역적으로 무력충돌이 예상된다. 각국에 원자재 공급에 차질을 빚어 무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한국경제에는 더욱 위협적인 문제이다. 앞으로 위기에 처한 세계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고찰해 보자.

◆ <Megathreats(초거대 위협, 2023)>

미국 뉴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Nouriel Roubini(누리엘 누비니, 1959~ )는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예측한 몇 안 되는 학자의 한 명으로 <위기경제학, 2011>을 집필했다. 저자는 본서에서 앞으로 세계경제가 부딪칠 10개의 초거대 위협해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We totter now on a precipice, the ground shaking beneath us. Yet most of us still imagine that the future will resemble the past. That’s whopping mistake. New warning signs look clear and compelling. --P5

우리는 지금 벼랑 위에서 휘청거리고 있고, 땅은 밑에서 흔들거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아직도 미래가 과거와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엄청난 실수다. 새로운 경고신호는 명확하고 설득력이 있다.

Change is coming, like it or not. The megathreats we face will reshape our world. --P7

좋든 싫든 변화가 오고 있다. 우리가 직면할 초거대 위협들은 세계를 재편할 것이다.

We keep making the same stubborn mistakes. Time and again, enthusiasm and easy money policies inflate bubbles; time and again, they burst. --P11

우리는 똑같은 고질적 실수를 계속한다. 투기열풍과 금융완화정책은 언제나 거품을 부풀린다. 그리고 그때마다 거품은 터진다.

Absent a powerful and lasting level of economic growth, some sort of event will eventually lance the worldwide debt bubble. The COVID –19 pandemic has pushed us close to the brink. The next shock is likely to push us over. --P41

강력하고 지속적인 수준의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떤 사건이 발생하여 결국 전 세계에서 부채거품이 터질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다음 충격은 우리를 벼랑에서 밀어버릴 것이다.

But There’s a hitch: most debt is not held at fixed rates. Thus, over time, inflation will cause real rates to rise. Increasingly onerous debt service will spark massive crises in public and private debt sectors. The debt trap where we find ourselves today will soon meet the inflation of tomorrow. --P110

그러나 장애가 있다. 대부분 부채는 고정금리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나며 인플레이션은 실질이자를 상승시킬 것이다. 점점 부담스러운 부채 상환은 공공 및 민간 부채 부분에 대규모 위기를 촉발한다. 오늘날 우리가 갇혀 있는 부채 함정은 내일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다.

Indeed, AI initially replaced routine jobs. Then it started to replace cognitive jobs that repeat sequences of steps that a machine can master. Now AI is gradually able to perform even creative jobs. So for workers, including those in the creative industries, there is nowhere to hide. --P183

사실 AI는 처음에 일상적인 업무를 대체했다. 그리고 기계가 습득할 수 있는 일련의 단계를 반복하는 인지적 작업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AI가 점차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래서 창조적인 산업 종사자를 포함한 노동자들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If income growth can outpace increases in debt, many debts that are currently on an unsustainable path would become manageable. Strong growth supplies the best solution. Technology that accelerates growth at a rapid pace is a key ally. --P263

소득의 증가가 부채의 증가를 능가할 수 있다면 현재 지속 불가능한 경로에 있는 많은 부채가 관리 가능할 것이다. 강력한 성장은 최고의 해결책을 제공한다. 빠른 속도로 성장을 가속화 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Policy makers have nearly exhausted vast monetary, credit, and fiscal resources. When the next financial crisis erupts it may not be possible to bail out strapped households, corporations, banks, or Main Street, as policy makers are running out of policy bullets. --P247

정책입안자들은 막대한 통화와 신용 및 재정 자원을 거의 소진해버렸다. 정책입안자들이 정책 총알을 다 써버린 까닭에 다음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궁지에 몰린 가계와 기업, 은행, 중산층을 구제하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In many ways, the megathreats of today are worse than the threats of a century ago. Our financial system is more leveraged, our inequality is greater, our weapons are much more dangerous. Populist politicians have more ways of reaching and manipulating vast audiences. And of course, climate change is vastly more accelerated now than it was then. Even the risk of nuclear conflict has reemerged. Cold warⅡmay yet lead to hot wars. --P271

오늘날의 초거대 위협은 여러 면에서 한 세기 전의 위협보다도 훨씬 더 심각하다. 금융시스템이 더 활용되고, 불평등은 더 커지며, 우리들의 무기조차 훨씬 치명적이다. 포퓰리즘 정치가들은 많은 대중을 선동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다. 물론, 기후변화도 과거보다 지금 가속화되고 있다. 심지어 핵 갈등의 위험마저 재부상했다. 제2차 냉전은 무력전쟁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 <The Economist's Hour(경제학자의 시대, 2022)>

<뉴욕타임스> 편집위원인 Binyamin Appelbaum(빈야민 애펠바움, 1978~ )은 1969년부터 2008년까지를 경제학자의 전성시대라 말한다. 이 시기에 경제학자는 미국과 영국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자신들의 소신과 이론에 따라 자유시장경제 사상과 정책을 전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분배는 외면해 오다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무너졌다, 시대를 이끈 경제학자의 역할을 조명한다.

The clear focus of federal economic policy at the end of the 1960s still was to ensue that Americans had jobs, even at the expense of inflation. By the beginning of the 1980s, the clear focus of economic policy would be on getting rid of inflation, even at the expense of jobs. That shift, which carried around the globe, was Friedman’s most important legacy. --P66

1960년대 말 연방 경제정책은 인플레이션을 희생하더라도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장한 데 뚜렷이 초점을 두었다. 1980년대 초 연방 경제정책의 뚜렷한 초점은 일자리를 희생시키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온 세상을 휩쓴 이 변화는 프리드먼이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이었다.

After–tax income inequality in the United States rose faster during the mid-1980s than during any other period in the postwar era. The gulf between the wealthy and everyone else was yawning wider—and the federal government was no longer fighting back. --P118

미국에서 세후 소득불평등은 전후시대 어느 시기보다 1980년 중반 더 빠르게 증가했다. 부자와 다른 모든 사람 사이의 격차가 훨씬 더 벌어졌다. 더구나 연방정부는 더 이상 반격을 하지 않았다.

Half a century later, the gap was much smaller—almost entirely because of a massive reduction in the taxation of rich people. In 2011, top earners paid 33.2 percent of their income in taxes, while the bottom 90 percent paid 26 percent of their income in taxes. --P127

그런데 50년 뒤에는 과세의 차이가 훨씬 줄었다. 순전히 부유층 과세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1년 초고소득자는 세금으로 소득의 33.2퍼센트를 냈다. 반면에 하위 90퍼센트는 세금으로 소득의 36퍼센트를 냈다.

The transformation of policy during the Economist’s hour hastened the evolution of the American economy, and funneled the benefits into the pockets of a plutocratic minority. The high price of the dollar and a single-minded commitment to low inflation accelerated the decline of manufacturing and made it harder to find a new jobs. --P325

경제학자의 시대에 정책의 변화는 미국경제의 진화를 앞당겼으며, 그 혜택은 특권층 소수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높은 달러 가격과 낮은 인플레이션에 전념하는 공헌은 제조업의 쇠퇴를 촉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는 어렵게 했다.

The market economy remains one of humankind's most awesome inventions, a powerful machine for creation of wealth, But measure of a society is the quality of life at the bottom of the pyramid, not the top. The willful indifference to the distribution of prosperity over the last half century is an important reason the very survival of liberal democracy is now being tested by nationalist demagogues, as it was in the 1930s. --P332

시장경제는 가장 놀라운 인간의 발명품이며, 부를 창출하는 강력한 기계이다. 그러나 한 사회를 평가하는 척도는 피라미드에서 가장 윗단에 속한 사람들의 삶의 질이 아니라 가장 아랫단에 속한 사람들의 삶의 질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번영의 분배에 대한 의도적 무관심은 1930년대와 마찬가지로, 지금 자유민주주의 생존 자체가 국수주의 선동가에게 시험당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 <Arguing with Zombies(좀비와 논쟁하다, 2020)>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진보주의 경제학자 Paul Krugman(폴 크루그먼, 1953~ ) 교수의 최근 저서로, <뉴욕타임즈>에 1992년부터 2019년까지 기고한 칼럼 100여 개의 모음집이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날카로운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The most persistent such zombie is the insistence that taxing the wealthy incomes is hugely destructive to the economy as a whole, so that cutting taxes on high incomes will produce miraculous economic growth. This doctrine keeps falling in practice, but if anything has gained an ever-stronger hold over the Republican Party. --P4

가장 끈질긴 좀비는 부유층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일이 경제 전체에 막대한 해악을 입히며, 따라서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는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주장이다. 이 신조는 실행에 계속 실패를 했지만 공화당을 가장 강하게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When almost everyone in the world is trying to spend less than their income, the result is a vicious contraction—because my spending is your income, and your spending is my income. What you need to limit the damage is for somebody to be willing to spend more than their income. And governments were playing that crucial role. --p 157

거의 모든 세상 사람이 소득보다 소비를 줄이려 애쓰면 결과는 극심한 경기위축을 초래한다. 왜냐하면 나의 소비가 너의 소득이고, 너의 소비가 나의 소득이기 때문이다. 피해를 제한하려면 누군가가 소득보다 소비를 더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바로 그 중요한 역할을 한다.

We must, the right says, cut taxes on the wealthy to induce them to work hard, and cut taxes on corporations to induce them to invest in America. But this doctrine keeps failing in practice. --P229

우파에 따르면 부유층이 열심히 일하도록 유인하기 위해 감세를 해야 하며, 미국에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기업에 세금을 인하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보수주의의 경제신조는 실제로 계속 실패하고 있다.

And here’s the thing: the small groups that benefit from protectionism often have more political influence than the much larger groups that are hurt. --P247

여기서 핵심이 있다. 보호무역주의로 이익을 보는 작은 집단은 손실을 보는 훨씬 큰 집단보다 종종 정치적 영향력이 더 크다는 점이다.

There are substantive issues about income distribution. Nobody really knows all the reasons why incomes at the top have soared while those at the bottom have plunged. Still less is there a consensus about what kinds of policies might limit or reverse the trend. --P281

소득분배에 대한 실질적인 쟁점이 있다. 최상위층 소득은 치솟는데 반해 최하위층 소득은 곤두박이치는지 모든 이유를 정말로 아무도 알지 못한다. 어떤 정책으로 그 흐름을 제한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을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Climate change is a hoax. Climate change is happening, but it’s not man-made. Climate change is man-made, but doing anything about it would destroy jobs and kill economic growth. These are the stages of climate denial. Or maybe it’s wrong to call them stages, since deniers never really give up an argument, no matter how thoroughly it has been refuted by evidence. --P329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다. 기후변화는 일어나고 있지만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인간이 일으키지만 이에 대해 어떤 일을 하면 일자리를 파괴하고 경제성장을 망친다. 이것이 기후변화 부정론의 밟는 단계다. 어쩌면 단계라는 말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기후변화 부정론자는 증거로 아무리 철저하게 논박해도 실제로 주장을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다.

◆ 한국경제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계경제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경제는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경제는 시장의 자율에 맡긴다는 자유주의 경제원리가 지배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케인지언 정책은 1928년 대공황이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처럼 특수한 경우에만 적용되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정책의 부자감세는 빈자를 더욱 양산하여 경제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갈등을 남겨주었다. 세계적으로 거의 고착화된 소득양극화의 20:80의 구조에서 최하위층에 대한 배려와 분배가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한국경제도 많은 위협에 직면해 있다. 2020년에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과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진입, 가계와 기업의 부채 급등, 산업구조의 변화와 일자리 감소,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 많은 산업분야에서 중국의 추월과 국제경쟁력 상실,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량 감소와 농업위기로 인한 식량전쟁 등 다양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으로 인한 자국보호주의의 확대로 인해 세계화가 축소되고 탈세계화(deglobalization)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이후에도 비대면활동이 증가하여 소비와 투자형태가 변화하고 디지털화가 가속되어 디지털화에 성공한 국가와 기업이 세계를 선도할 것이다. 디지털 관련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여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6G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21세기 들어와 중국의 용인 하에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북한에 현명하게 대응해야 하며, 우리도 핵무장을 하여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균형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경제협력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도 경계해야 한다. 시민단체는 정치에 참여를 제한하고, 사회의 균형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야 사회가 건강해진다.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에서는 중립보다는 미국의 편에 서는 것이 한국 경제와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은 여러 환경으로 인해 미국을 조만간 추월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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