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권리】 요산자(樂山者)의 노래

혜범 스님/원주 송정암 주지 승인 2023.04.18 09:00 의견 0

禪은 꽃을 보는 게 아니라 꽃을 피우는 것이다. 봄을 느끼는 게 아니라 봄을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랄까. 꽃에 갇혀 있고 봄의 감상에 빠져있는 건 禪이 아니다.

그저 생을 꽃을 보는 건 경계에 서는 일이다. 꽃을 보고 봄에 활기를 찾아 왕성하게 움직여 경계를 넘는 일, 꽃을 피우는 일이고 자기혁명을 이루고자 함이 禪인 것이다.

그냥 침묵하는 건 禪이 아니다. 백 날 살아도 그 모양인 이가 있고 천 날 살아도 그 모양인 이가 있다. 그런 사람은 禪을 한 사람이 아니다. 행복한 사람이 아니다. 분명 그저 禪을 흉내낸 사람일 것이다. 생활에 찌든 이와 禪人, 생활자들은 눈빛부터 다르다.

禪을 하는 사람들은 보면 한 눈에 안다. 禪은 생각이 아니다. 禪은 마음이 아니다. 禪은 그저 목숨을 부지하는 게 아니라 새 삶이요, 새 생활인 것이다. 생각, 마음을 뛰어넘는 일이다.


禪은 폭풍을 일으키는 사람이다. 관심으로 마음의 자유를 누리는 일이다. 禪은 집중과 몰입을 하게 한다. 폭풍이 되는 것이다. 禪은 뒤집어 엎는 것이다. 그리하여 문자를 뛰어넘고 마음을 뛰어 넘어 폭풍을 잠재우고 나와 세계와의 통일을 구하는 방법이다. 삶은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힘을 얻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는 능력이다. 그리하여 고요에 이르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어떤 변화도 바랄 수 없다. 禪은 존재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다. 관점을 새로 보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생각, 마음. 관점을 바꾼다는 건 다 뒤집는다는 얘기다. 禪으로 관점이 바뀌면 태도가 바뀐다. 태도가 바뀌면 세계가 바뀔 것이다.

坐禪도 좋지만 行禪은 더 좋다. 삶의 현장에서 무시(無時), 무처(無處)로 눈물 흘리고 땀, 피 쏟아내는 것이 바로 무시선(無時禪)이요, 무처선(無處禪)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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